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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선, LED로 만든 놀랍고도 따뜻한 공간…개성 듬뿍 황선태 展

황선태 개인전 '선과 빛-묘사의 허구성'…12월1일까지 통인화랑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9-11-14 07:30 송고
황선태, 빛이 드는 공간, 강화유리에 샌딩, 유리전사, LED, 2018.© 뉴스1 이기림 기자
황선태, 빛이 드는 공간, 강화유리에 샌딩, 유리전사, LED, 2018.© 뉴스1 이기림 기자

황선태 작가(46)의 작품을 처음 마주하게 되면 다소 평이하다는 느낌이 든다. 액자 안에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의 모습이 담겨 있다.

공간과 공간을 채우는 가구 등은 선으로 그려져 있고, 배경은 흰색으로 채워져 있다.
어찌 보면 드로잉 같기도 하고, 별다를 것 없는 인상에 그냥 지나쳐가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품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이런 생각은 완전히 달라진다.

단순하게 선으로 공간을 묘사한 것으로 여겨진 작품은 사실 철저한 계산을 통해 제작됐다.
황선태 작가는 우선 선을 그어 담백한 느낌의 공간을 만들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얼마나 밝고 멀리까지 닿는지 계산한다.

계산이 정말 안 될 때에는 실제 공간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빛을 비춘다. 그렇게 작가는 빛의 밝기를 조절해 작품에 표현하고, 황선태는 '빛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작가가 된다.

황선태 작가.© 뉴스1 이기림 기자
황선태 작가.© 뉴스1 이기림 기자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해도 작품을 잠시라도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작품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작가가 LED 조명으로 만든 빛이 그려낸 작품을 보고 있으면 따뜻한 느낌이 든다.

빛이라는 개념에 의한 따뜻함인지, 일상에서 느껴지는 포근함에 의한 따뜻함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서정적인 분위기의 작품들은 보는 사람들을 천천히 빠져들게 한다. 

황선태 작가가 이같은 작품을 하게 된 건 2010년 '빛'을 발견하게 되면서부터다.

독일 기비센슈타인 미술대학에서 유리공예를 전공한 작가는 우연히 유리판 위에 빛이 드리워진 모습을 보게 됐다. 

황 작가는 "시각예술은 눈으로 보여져야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데 빛이 없다면 사물을 인식할 때 본질적인 부분을 놓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빛과 사물을 가지고 해석하는 방법을 통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황 작가는 빛, 그리고 미술에 있어 가장 기본 요소인 선을 가지고 사물을 해석하기 시작했다.

앞서 설치, 사진, 조각 등 다양한 작업을 해오던 작가는 이런 계기로 현재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황선태 작가는 앞으로도 빛과 선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자 한다.

그는 "소박하게, 더 빛에 집중해서 생각하려고 한다"며 "화려한 공간이든, 소박한 공간이든, 부자의 공간이든, 가난한 사람의 공간이든"이라고 말했다.

황선태 개인전 '선과 빛-묘사의 허구성'은 12월1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통인화랑에서 열린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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