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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리뷰]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28년만에 이뤄진 진정한 세대교체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10-23 08:00 송고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 컷 © 뉴스1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 컷 © 뉴스1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무려 2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어떻게 한 영화의 힘이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터미네이터'(1984)와 '터미네이터2'(1991)의 정통성을 잇는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터미네이터2' 이후에도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계속돼왔지만 원작을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작품은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28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18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심판의 날' 후 뒤바뀐 미래에서 슈퍼 솔저 그레이스(멕켄지 데이비스 분)가 인류의 희망인 대니(나탈리아 레이즈 분)를 지키기 위해 현재 시점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기본적인 구조는 1, 2편과 동일하다. 기계와 인간의 전쟁이 벌어진 미래에서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구원자'를 두고 양측이 각각 암살자와 보호자를 보내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는 인류의 '구원자'는 미래에 걸맞은 모습으로 성장해 간다.

영화는 두 세대를 등장시키고, 자연스럽게 이들의 세대교체를 이룬다. 기존 스토리의 주인공들이 영화에 출연하고, 새로운 세대와 관계를 맺는 식이다. 미래에서 온 '강화 인간'인 그레이스가 미래 인류의 희망인 평범한 소녀 대니를 지키기 위해 과거로 오고, 어떤 이유에서인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미래의 세력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가 여기에 합세한다. 행방이 묘연했던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 분)의 현재도 확인할 수 있다.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 포스터 © 뉴스1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 포스터 © 뉴스1
돌아온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린다 해밀턴의 '투샷'은 신작과 '터미네이터'와 '터미네이터2'의 세계를 완벽하게 연결시킨다. 전편들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와 장면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그뿐 아니라 나이가 든 두 주인공의 고군분투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성격에는 동시대적 감수성이 녹아 있다. 인간과 터미네이터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여전사 그레이스는 전성기 사라 코너와는 다른 매력으로 마음을 끈다. 린다 해밀턴이 남자에 비견해도 모자람이 없는 터프한 캐릭터였다면, 맥켄지 데이비스는 강력한 전투력을 갖고 있으나 미소년 같은 중성적인 외모와 공감 능력으로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준다. 전통적 여성성을 강조하지 않지만, 남자 전사와는 또 다른 면을 강조했다.
미래 인류의 희망 대니의 캐릭터 역시 흥미롭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대니의 모습은 무척 상징적이다. 남동생과 아버지의 음식을 준비하고, 남동생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어머니처럼 그를 보호한다. 마치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의 의미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던 그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후 각성하고 변화한다. 이 같은 변화는 사라 코너의 캐릭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남성 캐릭터와의 관계 때문이 아닌 자기 자신이기에 터미네이터들과 싸우는 헤로인들의 모습이 시대적 화두를 반영했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확장된 스케일과 남녀노소 불문 배우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액션은 원작 팬들을 만족시킬만하다. 30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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