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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절벽은 없다⑤]'AI 전성시대'…습관교정부터 자기계발까지 AI로 해결

웅진씽크빅, 올바른 학습습관에 초점 맞춘 'AI수학' 선봬
대교 '왜 틀렸나' 알려주는 써밋 수학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9-10-28 07:01 송고 | 2019-10-28 15:19 최종수정
편집자주 "인구가 줄어드니 잘해야 본전입니다"
교육 기업 종사자들을 만나면 종종 듣게 되는 얘기다. 수치를 보면 빈말이 아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1400만명을 넘었던 학령인구(6~21세)는 2010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내년에는 다시 800만명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수요가 계속 줄어들다 보니 매출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교육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어학 등 평생 교육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인구절벽에 직면한 교육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변신하고 있는지를 짚어봤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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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인터넷기업은 교육 관련 기업이 될 것이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 다빈치연구소장의 말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대학의 절반과 글로벌 500대 기업이 절반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고한 그는 미래 신산업 중 하나로 '교육'을 꼽았다.
예견은 적중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츠'(GIA)는 전 세계 에듀테크(EduTech) 시장 규모가 2017년 2200억 달러(약 246조원)에서 2020년에는 4300억달러(약 48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에듀테크 시장도 같은 기간 4조원에서 1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듀테크가 학령인구 절벽시대를 맞은 교육시장의 새 지평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교육기업들은 앞다퉈 '에듀테크 전문기업'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인공지능(AI)과 스마트기기를 앞세운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바야흐로 '에듀테크 전성시대'다.

◇에듀테크 AI 엔진, 나쁜 습관 짚어내고 눈동자까지 잡는다

문제는 소비자다. 에듀테크란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ICT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말한다. 교과서를 암기하고 기출문제를 풀던 기성세대에겐 너무 생소한 개념이다.
에듀테크의 본질은 '맞춤형 일대일 개인학습'이다. 학교나 학원에 가야 만날 수 있었던 교사 역할을 AI가 대신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학습이 가능하다. 문제를 푸는 동시에 채점은 물론 학습자의 수준과 취약점을 진단한다. 일부 에듀테크 솔루션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정이 필요한 나쁜 습관까지 찾아낼 정도다.

에듀테크의 개념을 이해했더라도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것은 또 다른 난관이다. 에듀테크마다 AI엔진의 성능, 빅데이터 규모, 기업이 추구하는 학습관(觀)에 따라 학습방식과 특장점이 천차만별로 갈린다.

웅진씽크빅이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실시간 AI 학습분석 솔루션을 적용해 선보인 'AI 수학'은 무작정 성적을 올리기보다 '올바른 학습습관'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설계된 에듀테크다.

웅진씽크빅이 미국 실리콘밸리 머신러닝 전문기업 '키드앱티브'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AI 솔루션은 학습자의 풀이 시간과 학습 패턴, 유형별 오답률을 관찰하는데 집중한다. 풀이 시간 데이터를 1000분의 1초(밀리세컨드) 단위로 분석하는 에듀테크는 AI수학이 유일하다.

예컨대 학습자가 어떤 문제를 알고 풀었는지, 우연히 찍어서 맞췄는지를 과거 학습경험과 대조하는 식이다. 빅데이터가 충분히 쌓였다면 알면서 일부러 틀렸는지, 대충 풀어서 틀렸는지까지 감지해 나쁜 습관을 짚어낼 수 있다. 모르고 틀렸다면 취약한 개념을 다시 설명해 주고, 맞췄더라도 찍었다고 판단되면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다시 제시된다.

웅진씽크빅 AI랩스(LABS)는 AI독서코칭 솔루션 '웅진북클럽'을 통해 수집한 500억건의 빅데이터를 일일이 분석해 솔루션 로직을 짜고 있다. 매일 쌓이는 빅데이터만 1억건에 달한다.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그룹 '레드펜(REDPEN) AI수학'은 집중력이 약한 학생을 위해 고안된 '초(超)개인화 밀착학습'을 지향한다.

레드펜 AI수학의 특징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공부하는 AI 교사 '마이쌤'이 탑재됐다는 점이다. 교원은 이를 위해 SK C&C와 함께 총 3년간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전문가를 투입해 레드펜 AI수학을 개발했다. 마이쌤에는 IBM 왓슨(Watson)사 인공지능이 채택됐다.

마이쌤은 학습자가 궁금한 문제를 음성으로 질문하면 해법을 알려주는 식으로 맞춤형 커리큘럼을 짠다. 문장의 의도까지 식별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도 가능하다. 학습자가 '오늘은 기분이 별로야'라고 말하면 응원의 메시지를 띄우는 식이다.

학습자의 눈동자를 인식하는 아이 트랙킹(Eye-Tracking) 기술도 집중력을 높여주는 장치다. 학습자가 패드에서 눈을 떼고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불규칙하게 눈동자를 움직이면 주위를 환기할 수 있는 알람을 울리거나 게임을 제시해 몰입도를 높여준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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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향상' 최적화된 에듀테크도…임상시험으로 성능 입증

학습 성취도를 끌어올려 성적을 향상시키는데 최적화된 에듀테크도 있다.

대교의 '써밋수학'은 수학의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취약한 부분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도록 개발된 에듀테크다. 이를 위해 수학 지식을 마이크로 단위로 쪼개는 특허 지식유닛 알고리즘의 '드릴다운'(Drill Down) 방식이 적용됐다.

드릴다운 방식은 정답을 맞추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왜 틀렸는지' 원인을 찾아내는데 특화된 기술이다. 학습자가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관계를 묻는 문제를 틀렸다면 하위 개념인 '약수'와 '소인수분해' 문제를 각각 출제해 두 개념 중 어떤 것이 취약점인지 짚어낸다.

천재교육의 '닥터매쓰'도 이런 고민을 담아 만들어졌다. 학습자는 먼저 문항반응이론(IRT) 기반 평가시스템 '내전석'(내 아이 전국석차)을 통해 자신의 수준을 측정한다. 수준 측정에는 천재교육이 '해법수학 경시대회'와 'HME 해법수학 학력평가'에서 28년간 축적한 빅데이터가 대입된다.

수준이 측정됐다면 그에 맞는 커리큘럼에 따라 학습이 진행된다. AI엔진 '제니아'(geniA)는 학습자가 푼 문제를 분석해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얼마나 취약한지를 진단한다. 개념은 이해했지만 문제 풀이 연습이 부족한지, 개념 자체를 다시 이해해야 할 수준인지까지 진단할 수 있다.

취약점 분석에만 그치지 않는다. 개념이 부실하다면 비슷한 유형의 '유형 유사 문제'를, 반복 학습이 필요하다면 틀린 문제와 숫자만 다른 '쌍둥이 유사 문제'를 제시한다. 학습 후 받아볼 수 있는 '분석 보고서'에는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점수가 떨어질 수 있는지 등을 설명하는 예측치까지 담긴다.

에듀테크의 성능을 검증한 공식 연구는 아직 없다. 다만 일부 교육기업이 자체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서히 효능을 입증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6월 김민기 카이스트 교수팀의 연구를 통해 AI학습코칭의 학습 효과를 세계 최초로 수치화했다. 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AI학습코칭을 경험한 학생군은 비경험군보다 평균 16문제를 더 풀고 정답률도 10.5%포인트(p) 높았다.

특히 AI학습코칭 데이터를 통해 교사가 직접 학생을 지도한 경우에는 학습량이 약 24문제 증가하고 정답률도 15.7%p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글로벌 교육기업 에스티유니타스가 지난해 3월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자체 AI 튜터 '스텔라'(Stella)로 학습한 실험군 100명의 공단기 모의고사 성적이 대조군 100명의 성적보다 평균 4.3점 높게 나타났다.

두 집단의 직전 모의고사 성적 차이는 평균 0.4점이었다. 하지만 스텔라를 통해 약 2개월가량 학습한 실험군이 대체로 3.9점 이상 더 높은 성적 향상을 보인 셈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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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에듀테크 하셔야 합니다"…일하면서 업무지식 배운다

에듀테크는 평생교육시장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에 없던 지식과 정보가 끊임없이 생겨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20세기 지식으로만 헤쳐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에듀테크이기 때문에  짧으면서도 실용적이고 방대한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업무 도중 5분짜리 학습 영상을 보고 새 업무지식을 배우거나 최신 이슈를 습득하는 식이다. 짬짬히 대학교 수준의 고등교육을 배울 수도 있다.

휴넷의 기업·단체·직장인 전용 AI 학습 관리 솔루션 '랩스'(LABS)가 대표적이다. 휴넷은 연평균 300만명에 달하는 직장인에게 직무교육과 자기계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뉴스 등 사회관계망(SNS) 오픈 정보 학습경험 기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버전 '랩스 2.0'을 선보였다.

랩스 플랫폼 콘텐츠 중 하나인 마이크로 러닝 제작 툴 'SAM'(쌤'은 직장인이 업무 도중 새로운 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5분 내외로 만들어진 '짧고 굵은'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AI 알고리즘이 학습자의 직무와 수준을 분석하고 필요한 학습 콘텐츠를 추천하기 때문에 직장인이 놓치기 쉬운 자기계발도 꾸준히 쌓을 수 있다. 휴넷은 직장인이 아닌 일반인도 랩스의 맞춤형 학습을 이용할 수 있는 B2C 버전 '그로우'(GROW)도 오는 2020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에듀테크 관련 도서를 집필한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 연구소장은 미래 교육의 추세를 △몰입형 학습 △맞춤형 학습 △학습경험 3갈래로 요약하면서 "다양한 오픈 정보와 소셜 활동에서 생산되는 경험을 AI와 빅데이터를 통해 맞춤 교육으로 지식화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홍 소장은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 조직 내 구성원 사이에서도 기술이나 역량 차이가 벌어지는 '스킬 갭'(Skill gap)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자동화로 대체할 수 없는 직무 역량을 배우는 '업 스킬'(Up skill)과 다른 직무 역량을 배우는 '리 스킬'(Re skill)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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