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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악" 테마파크에 난무하는 비명…'공포의집'과 차원이 다르네

롯데월드·에버랜드·이월드·서울랜드, 핼러윈 축제 '한창'
"사실적인 연출, 관람객 눈 높아져 유치한 콘텐츠는 외면"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19-10-15 08:10 송고 | 2019-10-15 10:22 최종수정
매직아일랜드 '좀비 연출'(롯데월드 제공)© 뉴스1
매직아일랜드 '좀비 연출'(롯데월드 제공)© 뉴스1

"으아아악"

기자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불혹을 앞둔 남자에게 비명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하지만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피칠갑을 한 좀비 한 마리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었다. 한참 잠자다가 고개를 돌렸는데 베개 옆에 귀신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본 것 같은 공포다. 
롯데월드의 핼러윈 놀이 시설 '좀비병동' 현장엔 "으아아악" 여기저기서 비명이 쏟아지고 있었다. 지난 9일 공휴일 '한글날'에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를 찾았다가 '극한 공포 체험'을 했다. 좀비병동 시설 불이 느닷없이 모두 꺼졌다가 슬며시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한다. 불이 희미하게 켜지는 순간 출몰한 좀비를 목격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좀비로 분장한 배우'다. 

'기자가 또 오바하네' '애들이나 노는 곳이지'라는 방심은 금물이다. 기자 또래 남성들은 점잔을 빼고 있다가 혼쭐이 난 것처럼 표정이 사색 됐다. '여친'을 옆에 둔 혈기 왕성한 10대 남학생도 정작 좀비가 나타나자 몸을 웅크리기 시작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에버랜드·이월드·서울랜드 등 주요 테마파크들은 핼러윈 축제가 한창이다. 과거 유치하고 뻔해 보이던 핼러윈 행사와 달리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생생하고 사실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업체들은 음향, 분장, 연출 등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롯데월드의 경우 올해 핼러윈 축제 기간을 80일로 늘렸고 관련 호러 시설도 1곳 더 추가해 총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좀비떼가 우르르 등장하는 현장 공연도 '꽤나 신경 쓰고 투자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번 달 롯데월드 입장객은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1년 전보다 약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 관람객이 핼러윈 행사 시설 '감독의 분장실'에서 분장하고 있다.(롯데월드 제공)© 뉴스1
롯데월드 관람객이 핼러윈 행사 시설 '감독의 분장실'에서 분장하고 있다.(롯데월드 제공)© 뉴스1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는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올 하반기 최대 행사로 대규모 핼러윈 축제를 기획했다"며 "관객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하기 위해 공연장 음향·조명·장비 등을 완전히 교체하거나 보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당 수 관람객은 "다음에 또 올 의향이 있다"며 핼러윈 콘텐츠를 치켜세웠다. 다만 자유이용권으로 호러 콘텐츠를 모두 경험할 수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추가 입장료 3000~5000원을 내야 이용 가능한 시설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주요 관람객인 10대 입장에선 어느 정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서울랜드는 11월 3일까지 핼러윈 축제 '루나 이클립스'를 진행한다. 좀비와 유령 등으로 공포를 강조한 기존의 핼러윈과 달리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게 특징이다. 한국어로 '월식'(月蝕)을 뜻하는 루나 이클립스의 달빛을 받아 신비로운 뱀파이어 정원으로 변하는 시설 '로맨틱가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월드는 "핼러윈 파티! 서울은 이태원, 대구는 이월드"라는 구호로 걸고 행사를 마련했다. 대구에 있는 이월드는 좀비들의 감옥소로 연출한 시설 '호러 피리즌'를 운영하고 있다. 핼러윈 분장을 한 고객을 추첨해 경품도 증정하고 있다. 곳곳에 핼러윈 '인증샷'(기념사진) 공간도 설치했다.

테마파크 업계 관계자들은 "핼러윈 행사는 업체들의 올 하반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객 눈이 예전보다 크게 높아진 만큼 수준 높은 콘텐츠만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핼러윈 축제 현장(서울랜드 제공)© 뉴스1
핼러윈 축제 현장(서울랜드 제공)© 뉴스1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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