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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 "이별 경험담 담은 '만추', 포장 않고 솔직하게 작업"(인터뷰)

[N인터뷰]① '컴백' 헤이즈 "크러쉬와 첫 작업, 감동받았어요"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19-10-13 08:00 송고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가수 헤이즈(28)가 자신만의 색깔로 가을을 해석한 앨범을 내놓는다. 'And July' '비도 오고 그래서' 'SHE'S FINE' '널 너무 모르고' 등 다양한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은 헤이즈는 2014년 싱글 앨범 '조금만 더 방황하고'로 데뷔, Mnet '언프리디 랩스타2'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래퍼로서 모습을 드러냈던 헤이즈는 이후 노래에 집중, '음원깡패'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헤이즈만의 독특한 음색과 솔직한 가사가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 가운데 헤이즈는 3월 발표한 정규 앨범과 7월 싱글에 이어 13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를 발표한다. '만추'는 헤이즈가 해석한 가을 감성을 담아낸 앨범으로, '늦가을'이라는 뜻을 지닌 앨범명과 함께 가을 분위기가 깊게 느껴지는 '떨어지는 낙엽까지도' '만추'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해 짙은 가을 감성의 정수를 선사한다.
타이틀곡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아련하고 그윽한 피아노 선율과 소규모 편성의 스트링 연주가 재지한 비트와 어우러져 가을의 향기가 느껴지는 사운드의 곡이다. '만추'는 크러쉬와 처음 호흡을 맞춘 곡으로, 레트로 팝과 시티 팝 장르의 곡으로 몽환적인 헤이즈의 보컬톤과 잘 어우러지는 빈티지한 음색의 악기들과 리드미컬한 드럼 파트의 악기들로 편곡을 완성했다. 두 곡 모두 헤이즈가 작사, 작곡을 함께했다.

가을 분위기를 가득 담아 돌아온 헤이즈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앨범 발매와 관련해 처음 언론 인터뷰 자리를 가진 헤이즈는 "제가 앨범을 만들 때 시기를 정해놓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 없이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서 더 자랑스럽고 애정이 정말 크다. 그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더라"며 활짝 웃었다.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다음은 헤이즈와 일문일답.
-더블 타이틀곡 '떨어지는 낙엽까지도'와 '만추'는 무슨 곡인가.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가을이라고 하면 쓸쓸하고 외롭고 마음이 아프고, 그런 걸 연상 하게끔 하는데 제가 어느 날 낙엽을 보면서 저렇게 잎이 떨어지고 겨울이 오지만, 겨울이 지나고 나면 다시 따뜻한 봄이 온다. 더 아름다운 날을 위한 어떤 준비 과정이구나 생각이 들더라. 살면서 아픈 일들과 고난이 더 나은 삶을 위한 준비 아닌가 생각이 드는 날이 있었다. 그래서 이 곡 가사를 쓸 땐 삶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가사를 썼다. 세상 떠나는 게 슬프지만 사실 떠나고 나면 더 좋은 세상이 펼쳐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만추'는 오래 만났던 연인이 그 사람이 저한테 어떤 말을 안 해도 눈치를 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를 보는 눈빛이나 이런 게 다른 사람이 생겼는지 알게 된 것 같은데 그걸 직접 듣고 싶지 않아서 시간을 끌다가 먼저 '헤어지자'고 던지고 차갑게 돌아서는 과정을 그린 곡이다. 그 사람이 너무 착한 사람이어서 이해를 하고 원망하지 않고 떠나가겠다고 하는 내용이다. 제가 그런데 이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제 경험담이다. 그때가 10월이었는데 만약 한겨울에 이랬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은데, 겨울이 오기 전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곡이 그렇다.

-경험담이라고 했는데, 원래 곡 작업할 때 자기 이야기를 많이 쓰는 편인가.

▶제가 일기를 쓰는데, 곡을 쓸 때 그 일기 내용에 멜로디를 붙여서 곡을 쓰면서 곡 작업을 먼저 시작했다. 그래서 그게 제 작업 방식이 됐다. 그게 더 몰입도 잘 되더라. '만추'도 경험이다. 지금도 매일 메모라도 쓰는 편이다. 제가 곡을 쓸 때 주제를 가장 먼저 신경 쓴다. 그리고 가사와 멜로디를 그다음으로 생각하다. 노래마다 소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똑같은 사랑이고 이별이어도 그 안에도 굉장히 다양한 이별이 있고 사랑이 있으니까 그걸 다양하게 담고 싶어서 소재를 잘 뽑아내려고 한다. 그리고 가사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포장하지 말자는 것'이다. 공감할 수 있도록 그대로 솔직하게 쓴다.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경험담을 풀어내면서 감정을 해소하는 건가.

▶2018년에 '바람' 앨범을 냈는데 그때 곡을 쓸 때도 그렇고, 녹음할 때도 그렇고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감정이 다 떠올라서 너무 힘들었는데, '바람' 앨범 만들면서 그 감정을 다 쏟아낸 것 같다. 그래서 이후엔 눈물을 흘린다거나 그런 경우는 줄어들었는데 오히려 좀 더 감정선에 저를 몰입하게 만들더라. 근데 '만추' 앨범 만들 때는 좀 힘들었다. 특히 '만추' 쓰면서 울고 그랬다.

-가을에 처음 내는 앨범인데 어떤 반응을 듣고 싶나.

▶앨범 작업은 오래 했는데 시기를 일부러 맞춰서 냈다. '만추'는 마지막에 추가되기도 했고, 늦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시기를 기다렸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곡이 됐으면 하고, '만추'는 이별하는 사람들에게 떠올랐으면 한다.

-'만추'는 크러쉬와 작업한 곡이다. 크러쉬와 호흡은 어땠나.

▶'만추'를 쓰고 떠오르는 분이 크러쉬님밖에 없었다. 크러쉬님과 서로 친분이 없는 사이여서 직접 부탁할 수도 없어서 회사 통해서 제안하는지라 '될까?' 생각했는데, 곡을 들으시고 바로 '오케이' 해주셔서 감동 받았다. 작업 속도가 정말 빠르시더라. 하루 이틀 만에 해서 보내주시고 너무 좋아서 그대로 픽스됐다. 작업하면서 한 번도 못 뵀지만 너무 좋았고 순조로웠다. 크러쉬님 멜로디 라인이 필요했고, 뭔가 이 곡의 상황을 잘 마무리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생각났다.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제공) © 뉴스1
-두 사람 모두 '음원깡패'로 유명하다. 음원 차트 욕심도 있었나.

▶전 차트 순위 이런 걸 정말 버렸다. 원래는 정말 신경 안 썼는데 정규 앨범 '쉬즈 파인'(She's Fine)을 내던 시기에 엄청 부담이 되더라. 1위를 해도 감사하다고 한 적 없다. 1위 아닌 곡들도 다 좋은 곡이고, 1위가 무조건 가장 좋은 곡은 아니라는 생각에 1위를 해도 숨었다. 쑥스럽기도 하고. (웃음) 그런데 정규 앨범 낼 때는 주변에서 기대가 크니까 차트 생각이 많이 들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욕심 없이 하려고 한다. 차트에 들어가는 게 힘들다는 걸 알아서.

-곡 성적이 좋은데, 스스로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나.

▶일단 저는 시대를 정말 잘 타고난 것 같다. 사람들이 음색이라는 걸 중요시하는 시대가 시작될 때 제가 나타난 것 같다. 음원강자 타이틀 자체가 생긴 지 얼마 안 됐다. 그럴 때 제가 나타난 것 같고, 시대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제 강점은 솔직한 얘기를 그대로 쓰는 거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공감해 주신 것 아닐까.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고 똑같은 것 같다. 그래서 모두 공감해 주시고, 사람들 얘기를 제가 대신해주는 거라 생각한다. 과장 없이 특별한 표현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

<[N인터뷰]②에 계속>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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