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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 가게 주차장에 살다 무차별 폭행당한 '마루'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2019-10-12 10:00 송고
'마루' .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마루' .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서울 여의도 지역의 한 가게 주차장 앞을 자주 지나다니는 제보자 A씨는 어느 날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름은 마루. 이 가게 주차장에서 살던 진돗개가 낳은 새끼 중 한 마리다. 

견주인 가게 주인은 당시 집안 사정으로 며칠 동안 가게를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강아지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느낀 A씨는 주인에게 연락해 허락을 받고 서둘러 강아지를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 검사 결과 폐출혈 소견과 왼쪽 앞다리 복합골절, 좌측 늑골 골절이 발견됐다. 수의사는 "사람이 걷어찬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누군가 가게에 사람이 없는 것을 알고 나쁜 짓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견주는 아픈 강아지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A씨 역시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결국 A씨는 동물자유연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견주가 강아지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단체 협력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렇게 마루는 1차 수술에 들어갔다. 협력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한 결과 뒷다리 성장판도 닫혀 있다는 것을 발견해 그 부분에 대한 수술도 같이 진행했다. 2개월가량 집중치료를 받은 마루는 단체 입양센터로 입소하게 됐다.     
이민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앞다리와 뒷다리 성장이 달라질 수 있어 장애를 안고 살거나 불균형이 심할 경우 뼈를 맞추는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며 "지금은 뛰어놀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괜찮아졌지만,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한 후의 '마루'.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수술한 후의 '마루'.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마루는 다른 어린 강아지처럼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다. 주변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고 궁금해한다. 또 사람에게 큰 상처를 받았지만 여전히 사람을 잘 따른다고.

이 활동가는 "늘 사람 곁에 머무르고 싶어하고 사람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한다"며 "특히 장난감을 좋아해서 장난감을 쫓거나 물고 흔들며 혼자서도 잘 논다. 사회성도 좋아서 다른 개와도 잘 어울려 지낸다"고 말했다.  

마루는 아직 6개월이기 때문에 다 크면 20㎏까지 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문에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하기 위해선 매일 산책을 충분히 시켜줄 수 있는 가족이 필요하다. 또 골절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도 요구된다.    

이 활동가는 "혼자 두는 시간이 길지 않고, 마루의 몸 상태를 잘 살펴줄 수 있으신 분이라면 정말 좋겠다"며 "국내에서는 대형견의 입양이 참 어렵다. 한국 주거환경의 특성과 대형견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특히 대형견은 넓은 집과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들 흔히 생각하지만, 놀이와 산책 등 대형견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시간만 함께해 준다면 주거환경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 안에서 가족의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마루에게 따뜻한 집이 생기기를. 사람에게 가혹한 폭력을 당했던 마루를 따뜻하게 안아줄 평생 가족을 기다린다.

© 뉴스1
© 뉴스1

Δ이름: 마루
Δ성별: 수컷(중성화 완료)
Δ나이: 6개월 추정
Δ체중: 13㎏
Δ품종: 진도 믹스견
Δ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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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737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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