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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리뷰] 호아킨 피닉스 인생 열연…연기로 기억될 '조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10-01 10:00 송고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1980년대 초 고담시는 혼란에 빠져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로 사회는 분열되고 점점 양극화된다. 이 도시에 살고 있는 광대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은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 PTSD로 인해 아서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 없이 웃음은 불가항력적으로 튀어나오고 반복되는 오해에 휩싸인다. 이 오해 때문에 아서는 고담시에서 더 많은 비웃음을 사고 소외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그런 아서에겐 꿈이 있다. 코미디언이 돼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박수를 받고 싶어한다. 다른 코미디언의 어조와 타이밍, 유머를 노트에 적으며 배워보려 하지만 아서가 보는 관점에서 느끼는 재미와 청중이 느끼는 재미에는 괴리가 있다. 아서의 스탠드업 코미디는 웃음거리가 돼버리고 반복되는 무관심과 매정함에 빠진 아서는 연이어 잘못된 선택을 내리게 된다. 이후 아서의 선택은 또 다른 사건의 연쇄반응을 불러온다.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영화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는 아서가 조커가 돼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DC 코믹스에서 묘사된 조커와 달리, 조커라는 캐릭터의 탄생을 그리는 독립적 세계관, 그리고 독창적 서사로 볼 수 있다. 연출은 '행오버'의 토드 필립스 감독이 맡았다. 섬세한 연출력과 탄탄한 서사, 복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완성한 인물을 바탕으로 '조커'는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북미에서 '문제작'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2년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 당시 발생한 극장 총가 난사 사건처럼, 모방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아서의 행적을 따라가고 그의 관점에서 사회의 사람들을 바라보다 보면,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이 커지고 그의 감정과 행동에 공감하게 된다는 점 때문에 범죄 정당화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영화 조커 스틸 © 뉴스1
아서를 통해 그려진 '조커'의 주제의식은 짙다. 연민과 공감이 결여된 사회에 대한 메시지다. 그 사회가 아서의 파멸을 몰고 온다. 사람들에 아서는 "엄마는 제가 웃음을 주려 태어났다고 하셨어요"라고 말한다. 어머니 페니 플렉(프란시스 콘로이 분)은 아서를 '해피'라 부르며 늘 웃으라고 한다. 아서는 그저 사람들에 웃음을 주고 싶어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하지만 연민과 공감이 결여된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고 비웃는다. "코미디는 주관적"인데 "모두가 웃기고 안 웃긴 걸 판단"한다. "예의도 배려도 없다"는 아서의 대사가 마음을 파고든다. 여기서 색안경을 끼지 않은 어린 아이만 아서에게 순수하게 웃음으로 반응한다는 디테일도 인상적이다. 

"'조커'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로 기억될 것"이라던 토드 필립스 감독의 말처럼, 호아킨 피닉스는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그는 낡은 정장을 입은 외톨이 아서 그 자체였다. 하루에 사과 한 개만 먹으면서 23kg 가까이 감량하는 열의를 보여준 것은 물론, 굶주린 등의 뼈마디 하나 하나로도 감정을 드러내는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다.영화에서 심적 변화를 겪는 부분을 그린 냉장고 장면도 즉흥 연기로 탄생했다고 한다. 사회적 부적응자로 보이면서도 꿈이 절박한 남자 아서. 그런 그가 더이상 참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접어들면서 진짜 내면을 드러내는 순간, 호아킨 피닉스는 관객들에게 '조커'로 기억된다. "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코미디였어." 그렇게 대사 한마디로 전율하게 하고 또 슬프고 애처롭게도 한다. 2일 개봉.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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