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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 조율 진통 계속…北김계관 "전망 어둡다"

외무성 고문 명의 담화 발표…'새 계산법' 간극 좁히지 못한 듯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2019-09-27 10:30 송고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북미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북미가 여전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27일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명의로 된 담화를 발표하며 미국이 북한의 선(先) 핵포기를 여전히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북미정상회담의 전망이 어둡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아직도 위싱턴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고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나는 또 한 차례의 조미수뇌회담이 열린다고 하여 과연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겠는가 하는 회의심을 털어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현재 북미간 국면의 전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고문의 이같은 담화 발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9월 실무협상 무산' 발언 직후에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양측의 이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9월 말까지 실무 협상이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비친 (북한의) 공개적 성명을 봤다"며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할 수 없었다. 우리가 함께 만날 날짜를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9월 실무협상 재개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되는 장소와 시간을 찾아갈 기회를 얻게 되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 약속들을 이행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대화의 의지를 밝혔다. 

북미는 최근 서로 유화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 비핵화 협상을 본 궤도에 올리려는 듯 했으나, 실무협상의 구체적인 일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못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

북미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부분에는 '톱 다운(top-down)' 방식과 '바텀 업(bottom-up)' 등 협상 방식과 실무협상 개최 장소를 두고 의견차를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비핵화 방법 등 세부 의제에서도 의견 접근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 고문이 담화에서 "아직도 '선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다"고 언급한 부분은 북한이 미국에게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했지만, 입장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데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며 '새로운 방법론'을 언급했지만, 지난 24일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이나 상응 조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는 않으면서 북미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중설과 맞물리며 실무협상 재개 시기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국면으로 인한 북한 특유의 계산법이 작동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강석주 전 외무성 제1부상 사망 이후 북핵·대미 협상의 최고 원로 격인 '김계관' 명의의 담화가 발표된 점을 볼 때 북한 역시 비해화 협상 재개에 대한 고민이 상당히 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김 고문의 명의로 담화가 발표된 것은 지난해 5월25일 이후로 처음인데다, 외무성 '고문'이라는 직책이 나온 것도 처음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김계관' 이름이 가지는 무게를 활용하려고 한 것인데, 그만큼 북한도 조급하고 (북미 실무협상 논의 국면이) 잘 풀리지 않는 다는 것"이라며 "실무협상 재개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면서 (담화를 통해) 미국을 압박도 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협도 담기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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