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가 22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대평리에서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동반한 강풍에 날아가 인근 전신주에 걸려 있는 하우스 시설물을 정리하고 있다.(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 제공) 2019.9.22/뉴스1

제17호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남 목포에서 교회 외벽 벽돌이 무너지면서 50대 여성이 머리를 크게 다쳤다. 전국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고 8000가구 이상 정전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기준 경북, 경남, 대구, 울산, 전남, 광주, 부산, 제주, 제주 앞 먼 바다 등에 태풍 경보가 내려졌다. 충북과 충남, 대전, 세종 등에는 태풍주의보가, 강원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중형 크기로 강도 '강' 태풍인 타파는 오후 3시 기준 서귀포 남동쪽 약 110㎞ 부근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대 풍속 초속 35m로 시속 35㎞의 빠른 속도로 북상 중이다. 중심기압은 970헥토파스칼이다.

태풍은 이날 오후 9시쯤 부산 남쪽 약 80㎞ 부근 해상을 지나 23일 3시 독도 남남서쪽 약 120㎞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예정이다.

태풍이 제주와 남부 지역을 지나면서 폭우가 내렸다. 제주 어리목에 752.5㎜를 비롯해 경남 산청(277㎜), 울산 매곡(274㎜), 거제(248.5㎜), 광양(237.5㎜)에도 많은 비가 쏟아졌다.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목포에서 교회에 출입하던 55세 여성이 외벽 벽돌이 무너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다. 50대 여성은 현재 의식 불명 상태다.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강원과 광주, 전남, 부산 등 8개 권역 8093개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고, 현재 84%인 6807가구만 복구된 상태다. 중대본은 이르면 23일 오전 6시에 정전 피해가 모두 복구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무주군 적상면의 한 농업창고가 파손됐다.(전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뉴스1

또한 제주 건입동의 경우 일부 단수됐다가 오후 1시30분 응급복구 됐다.

공공 및 사유시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제주와 울산에서 도로 22곳이 침수됐고, 가로등, 교통표지판 등 파손이 27건 있었다. 제주대학교 사거리 도로시설물(석축, 인도, 난간)이 파손되기도 했다.

사유시설의 경우에도 제주에서 주택 4동이 일시침수됐고, 4개소 0.6헥타르가 물에 잠겼다.

부산에서는 아파트 담장 하부 축대가 전도됐고, 어선 1척(부산)과 요트 2척(울산)이 좌초됐다. 제주에서는 태양광 시설 1개소가 전도되기도 했다.

태풍으로 인한 통제도 전국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11개 공항 248편의 항공기가 결항됐고, 연안여객선도 100개 항로 166척이 통제됐다.

20개 국립공원 504개 탐방로의 접근이 금지되고 있으며 경남 거가대교와 국도 2호선 광양 세풍대로 상행선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아울러 낙동강 김천교와 동진강 정읍천에서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정부는 진영 행안부 장관 주재로 21일과 22일 잇따라 태풍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태풍의 이동에 따른 피해 발생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방청은 인명구조 5건, 지붕날림 등 안전조치 636건, 급배수 지원 32개소 등을 진행했다.

현재 전국에서 2만9597명의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정부는 태풍진로 등 기상상황을 집중 감시하면서 태풍 북상에 따라 범정부적 대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