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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3' 박정민 "키 178cm, 초반 78kg에서 20kg 뺐다…굶었다"(인터뷰②)

[N딥:풀이] "'리스펙' 류승범과 호흡, 매순간이 놀라워"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장아름 기자 | 2019-09-18 11:05 송고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에서 도일출 역할로 분한 박정민(32)을 만났다.

박정민은 지난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해 단숨에 충무로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후 '댄싱퀸'(2012), '전설의 주먹'(2013), '피끓는 청춘'(2014), '들개'(2014), '오피스'(2015) 등으로 이어지는 연기활동을 해왔다. '동주'를 통해 관객과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배우로 부상, 이후 영화의 규모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작품을 통해 충무로의 보배로 자리 잡았다.
그의 새로운 도전은 '타짜3'였다. '타짜3'는 지난 2006년 개봉해 여전히 많은 영화팬들을 이끌고 있는 '타짜'(감독 최동훈)와 지난 2014년 개봉한 '타짜-신의 손'(감독 강형철)에 이은 작품이다.

인기 시리즈를 이어가는 건 배우에게나 제작진에게나 양날의 검이었다. 확고하고 충성도 높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시리즈의 속편이라 함은 높은 기대치와 높은 관심을 동시에 받는다는 의미이기 때문. 박정민 역시 고민이 컸다. 그러나 '타짜3'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 캐릭터의 매력에 출연을 결심했다.

이어 자신을 향한 신뢰에, 기대치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내놨다. '타짜1'의 짝귀(주진모 분)의 아들 도일출로 분한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배팅의 세계, 본능과 욕망에 충실한 인간들을 만나 타짜로서 인간으로서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N딥:풀이]①에 이어>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워낙 강렬한 캐릭터들이 뭉쳤어요. 상대적으로 도일출은 평범한 인물인데 존재감을 위해 고민되지는 않았나요. 류승범씨의 경우는 비주얼부터 강렬해서 확 시선을 끌더라고요.

▶사실 그때 살짝 놀랐어요.(웃음) 그 이후로는 사실 류승범이라는 사람이 저한테는 장발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라 놀랍지 않았어요.

-류승범이라는 배우에 대한 존경심(리스펙트)이 있었다고 했어요. 그건 어디서 시작된 건가요.

▶제 또래 배우 남자들은 승범이 형을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을 거예요. 많은 남자들이 '품행제로' '아라한 장풍작전' 보면서 열광했었으니까. 그때부터 저는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었어요. 그분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대사는 명대사가 되잖아요. 대사 한마디 하실 때 그런 매력 같은 게 어마어마하니까. 저는 그래서 그냥 좋았어요. 그리고 제 인생영화가 '와이키키 브라더스'인데 거기 출연하셨던 배우와 함께 한다는 게 너무 기뻤어요.

-관객들도 류승범 배우의 연기를 오랜만에 봤어요. 옛날 연기와는 다른 색이 나온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하면서는 어땠나요.

▶저도 촬영 들어가기 전엔 형의 연기가 정말 궁금했어요. 촬영에 들어가 보니 역시 형은 감히 제가 말할 필요가 없는 존재감이었어요. 정말 매 순간이 놀라웠어요. 형이 연기하시고 나면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다들 모니터로 뛰어갔어요. 궁금해서.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류승범 배우에게 편지를 보냈고, 류승범 배우는 그 편지가 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결정하게 만들 만큼 자신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어요. 편지는 누구의 생각이었나요.

▶편지를 보낸 것은 200% 자의였어요. 저도 외국에 같이 갈까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웃음) 내 마음을 표현하고 어떻게 나를 소개해드릴 수 있을까 하다 편지를 보냈어요. '영화 해주세요'가 아니었어요. 시나리오가 형에게 갔는데 이 시나리오의 주인공을 맡은 후배가 누군지 모르실 것 같더고요. 그래서 '저는 박정민이라는 영화배우고, 선배님 보면서 꿈 키운 학생이었고 지금 연기하고 있는 배운데 감사드린다'고 썼어요. 형을 보면서 배우를 꿈꿨다는 감사하다는 그런 내용, 일종의 자기 소개 같은 팬레터였죠.

-류승범 배우는 피드백을 뭐라고 줬나요.

▶피드백은 출연 결정해주신 거죠.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 안아주셨고 '편지 잘 읽어봤다,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도일출의 성장기를 연기하면서 자신에게서 새롭게 발견한 모습이 있을까요.

▶제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네요.(웃음) 처음엔 도일출을 어떻게 연기할지 어려웠어요. 그동안 보여준 자연스러운 연기, 일상생활 연기와 다른 연기였 거든요. 관객들이 보고 싶은 사람에 가깝게 연기를 보여줘야 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그런 장르의 연기 그런 스타일의 연기가 처음엔 몸에 붙지 않아서 애를 먹더라고요. 그러다 슬슬 몸에 붙고 그런 것들이 덜 창피해지고 하면서 '아 나도 이런 게 조금 되는구나' 했어요. 촬영이 점차 진행되면서 '하는 사람이 자연스러우면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다'는 걸 알게 됐고 스스로는 '이런 것도 해봤네' 하는 데 의미가 생겼어요.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카드 연습을 7개월 가량 했다고요.

▶물리적인 시간을 굳이 얘기하자면 그래요. (웃음) 그런 시간을 수치로 내세우면 부담스러워요.

-전작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도 피아노 연습을 오래 했어요. 그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많은 노력을 보여줬네요.

▶어떻게 보면 그런 것들이 제가 나온 영화들의 전면에 내세워지는 모습들이에요. 아무래도 기술적인 것들이라 배우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런 것들이 홍보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남모르게 뒤에서 엄청난 노력한 거처럼 비쳐지거나 저만 노력한 거처럼 비쳐질 때 너무 창피해요. 모두가 제가 노력하고 있다는 거 다 알고 있는데 입으로 말하는 게 창피하더라고요. 저는 그냥 남들 하는 만큼 하는 건데. 결과가 더 중요한 거고 노력하는 정도는 개인차라 생각해요. 한 번에 잘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많이 하는 것이 거든요.

-그러면 카드 연습과 체중 감량 중 뭐가 더 힘들었나요.

▶체중 감량이 더 힘들어요! 카드는 재미있어요. 계속 만지고 하면 재미있더라고요. 피나고 하는 것도 없고. (웃음) 살 빼는 건 어쨌든 굶어야 하니까 힘들어요. 목표치를 세워놓고 한 건 아닌데 초반에 78kg이었다가 20kg를 뺐어요. 그리고 제 키가 작지 않거든요.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키가 몇 인가요.

▶178이에요! (웃음) 안 먹으니까 훅 빠지더라고요. 영화 후반부에 엄청 말랐었어요. 옷을 입고 있으니까 모르는데 갈비뼈도 나오고.

-감독님의 요청이었나요.

▶감독님의 주문은 아니고 상의 끝에 결정했어요. 연기하면서 살을 빼고 싶다 느꼈어요. 특정 장면에서 좀 많이 수척해보였으면 좋겠어서. 특정 도박 장면을 제일 많이 마른 포인트로 잡았어요.

-'타짜3'에서 좋아하는 신이 있다면요.

▶제가 나오는 장면은 갈대밭의 그 신이 제일 좋았어요. 제가 안 나오는 장면은 까치 대사 장면. (웃음) 까치의 '새침떼기' 대사 듣고 망치로 얻어 맞은 줄 알았어요. 새침떼기 대사는 대본에 없는 대사인데 형이 '새침떼기'라고 하는데 너무 웃겼어요. (웃음) 끝나고 그 거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지금 영화계에서 많은 작품을 하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이에요. 매너리즘은 없었나요.

▶작품을 하나씩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다기 보다, 촬영하면서 중간에 위기가 찾아온 적은 있어요. '타짜3' 촬영 중에 중반부 넘어갈 때 조금 지치더라고요. 이렇게 긴 회차 찍어본 영화가 없었어요. '타짜3'는 70회차 가까이 찍었어야 했는데, 40회차 이상 찍어본 영화가 없었거든요. 긴 촬영에 몸이 적응이 안 돼 있었나 보더라고요. 40회차 넘었을 때 '이 정도면 끝날 시기인데 왜 안 끝나지' 했었어요. (웃음) 아직도 촬영이 반 정도 남아있더라고요. 그래서 류승범 형이 본인이 겪으셨던 , 저보다 더 어린 나이 때 영화하시면서 겪었던 걸 얘기해주셨어요.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셨어요.

-지금 배우로서 박정민씨의 고민은 뭔가요.

▶이 영화죠.(웃음) 어떻게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걱정되고 스트레스 받아요. 마인드콘트롤이 너무 안 돼요.

-박정민씨가 인생을 걸고 제일 크게 베팅한 것이 있다면요.

▶저는 '안전빵' 주의자라서 크게 뭔가를 막 걸지 않아요. 이 영화가 어떻게 보면 제일 큰 결심한 건데. 올인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한 거고, 지금까지도 최대한 잘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끝나면 헛헛할 것 같아요.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정민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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