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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남편 남성진에 100만 악플…가족 예능 더 못해"(인터뷰)

[N딥:풀이]③ "SNS 아기 수준…임윤아가 '비공개' 풀어줘"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09-10 11:30 송고 | 2019-09-10 15:30 최종수정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올해 1600만명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과 900만을 넘기고 흥행에 성공한 '엑시트'(이상근 감독)에는 숨은 공로자가 한 사람 있다. 바가지를 긁지만, 누구보다 남편의 편이 돼주는 아내이자 백수 동생에 발차기를 할 지언정 용돈은 잊지않는 큰누나였던 배우 김지영(45)이다.

최근 인터뷰 장소로 들어선 김지영은 밝고 사랑스러웠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실물이 가장 예쁜 연예인'이라고 꼽힐만큼 은은하고 우아한 미모도 돋보였다. 인터뷰를 위해 모인 모든 이들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극한직업' 속 고반장의 아내나 '엑시트' 속 용남이 누나처럼 친근하고 씩씩했다.
1995년 단막극으로 데뷔한 김지영은 1996년 MBC 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1980.10.21~2002.12.29)의 복길이 역으로 캐스팅된 후 2002년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무려 7년 넘게 같은 역할을 했다. 그로 인해 30대 이상 세대들에 김지영은 이름보다는 '복길이'라는 배역명으로 더 익숙했다. 이후에도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러 여성들의 얼굴을 보여줬던 김지영은 그야말로 '다작 배우'다.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임순례 감독)과 '터치'(민병훈 감독).

김지영은 올해를 "가을날 굉장히 풍성했던 어떤 한때"로 기억할 것 같다고 했다. 대중적으로 흥행하는 영화를 두 편이나 찍었고, 의미있는 예술 영화도 찍었다. 구름처럼 둥둥 흘러가는 시간을 손을 뻗어 붙잡고 싶을만큼 좋았다. 독립영화를 챙겨보고, 배역을 맡으면 샘솟는 아이디어로 다양한 준비를 해간다는 이 열정적인 배우와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N딥:풀이]② 김지영 "요즘 20대에게 나는? '복길이' 아닌 '우생순'"(인터뷰)에 이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시어머니 김용림, 남편 남성진가 함께 가족 예능에 출연한 영상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예능이니 과장된 모습이 있을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오해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출연하면서 부담이 되지는 않던가.

▶사실 가족이랑 뭘 하는 게, 가족과 일하는게 별로 좋진 않다. 그래서 그 전에 계속 안 한다고 했고 안 해왔었다. 아이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도 계속 제안이 들어왔었는데 다 안 한다고 만류했었다. 아이는 자기가 선택한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이후에 자기가 선택하면 그건 자유지만 부모라고 해서 정할 수 없다. 내 스타일과 안 맞는다. 애도 사생활이 있다. 우리 남편이 그렇게 자랐다. 부모님이 다 배우라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사람들이 다르게 봐서 불편한 걸 겪었고, 사실은 부당한 경우도 많이 겪었다. 그런데 말은 못하고 그렇게 자라온 사람이라 더 예민했었는데….
-그럼에도 E채널 '별거가 별거냐'나 MBN '모던 패밀리'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

▶사실 '별거가 별거냐' 할 때는 너무 친한 작가가 그걸 하기 시작한 거라서 출연했다. 집 공개 안 하고 남편하고 나, 우리 둘만 떨어져 있는 거라고 해서 했는데 캐릭터가 생기면서 우리 남편에게 100만 악플이 달리더라. ‘이런 관심은 처음이야, 연기를 몇십년 했는데' 하면서 속상해 하기도 하고, 재밌어 하기도 했다. '모던 패밀리'는 가족이 나오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했었다. 그것도 나와 제일 친한 PD가 기획을 하는데 회사를 옮기면서 한 첫 작품이어서 하게 됐다. 부모님을 나오게 하는 것도 힘들었고 다시는 예능에서는 못 보지 않을까 싶다.(웃음) '아~ 더 이상은 하지 말자' 이러면서도 좋았다. 방송이 아니면 못할 일들을 많이 했다. 패러글라이딩도 하고 온 가족이 모여서 가족 사진도 찍고. 굉장히 특별했던 것 같다. 그것도 그냥 일상을 편하게 살아가다 보면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 경험을 하게 해줘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그래도 부담스럽고 민망하다. 더는 못하겠다. 다 보여드렸다. 이제는 조용히 잘 살겠다. 보이는 게 다 진짜도 아니고 또 다 가짜는 아니지만, 어떤 부분이 증폭돼서 보일 수 있어서 보시는 분들도 다 각기 다른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아들은 강동원의 '닮은꼴'로도 화제가 됐었다.


▶그거 진짜 아니다.(웃음) 사진을 잘 찍어주셔서 너무 귀엽고 이러니까 그렇게? '얼굴이 작고 길쭉해서 상징적으로 기자 분이 적어 주신 것뿐이다. 잘생긴건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귀여운 내 아들이다.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그 안에서 또 상황이 되게 귀여웠고. 예쁘게 써주셨는데 자기도 민망해 한다. '아니 강동원? 헐!' 하더라. '그건 아닌 것 같지?' 하니까 '그건 아니지 않나' 하더라.(웃음)

-아들이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배우가 되고 싶어하지는 않나.

▶초등학교 5학년인데 간혹 그런 얘기를 한다. 그렇지만 어릴 때 배우를 하는 건 안 된다. 아역 배우들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배우로 태어난 아이가 있지?' 싶은 배우들이 있다. 이런 친구들이 아역을 하는건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우리 아이가 아기 때부터 연기를 할 정도로 그렇게 천재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것보다 우리 아이가 자기 나이대를 오롯이 잘 즐기고 크길 바란다. 스스로 느끼고 커서 자기가 그 때도 스스로 선택을 한다면 그건 그의 인생이니까 괜찮다. 나는 도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사실 안 했으면 좋겠다. 모든 부모들이 그런 게 있다. 대를 이어서 하는 장인정신을 자고 하는 것도 중요하기는 한데 자기가 하는 직업의 힘든 점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자기 자식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다.  

-인스타그램을 하는 것을 봤다. 후배들과도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직 SNS 사용은 아기 수준이다. 있긴 있는데 누가 올리라고 해서 올리고 심지어 최근까지 비공개로 해놨다. 이번에 '엑시트' 하면서 윤아가 '우리 언니 어떡해? 나처럼 안 하면 안 했지 그건 아닌 것 같아' 하면서 비공개에서 공개로 바꿔줬다. '비공개가 뭐야?' 물었더니 사람들이 볼 수 없으니까 공개로 풀라고 하는 거더라.(웃음) '애기 앱'으로 찍은 사진도 윤아가 '아 너무 귀여워' 하면서 찍어준 거다. 나도 '고맙다. 아 이런 날로 돌아가고 싶다' 이러면서 올렸다. 

-'엑시트' 홍보 활동을 무척 열심히 했다. 현장에서 함께 연기하는 것과 다르게 홍보는 홍보대로 함께 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찍어놓은 작품들을 현장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하는 거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드리고, 우리도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하는지 보고 싶기도 해서 전국을 다니면서 무대인사를 했다. 버스를 같이 타고 다니고 같이 밥을 먹고 하면서. 그런데 그 무대인사를 몇십 개를 간다. 그때마다 멘트가 똑같으니 서로 민망하다. 첫날 인사할 때 조정석과 윤아씨가 '할 때마다 다른 멘트하자, 하니면 술사기' 하면서 내기를 걸었다. 자기 발등을 찍은 거다. 진짜 피가 마른다. 한 10군데까지는 어떻게든 했는데 그다음부턴 '멘붕'이 오면서 했던 말도 잘 안 되더라.(웃음)

-혹시 배우들끼리 '1000만 공약' 같은 것도 생각해뒀나.

▶900만까지는 공약을 했었다. 1000만은 아직 아무 생각 없다. 조정석이 '누나 '극한직업' 1000만 했으니 누나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묻더라. 그런데 이미 뭐, 천만 같다. 숫자가 뭐 중요한가. 그만큼 많이 보신거다. 상징적인 의미지만 900만도 1000만과 같다. 900만이 되면 슈퍼히어로에 맞춰서 군무를 하겠다고 했는데 나는 그때 선배 카드를 꺼내 '정석이랑 윤아만 해' 하면서 입막음을 했다.(웃음) 우리는 이미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숫자는 무의미한 것 같다. 너무 감사하고. 너무 행복하고. 또 언제 이런 작품들을 해보겠나. 

-정말 '엑시트'가 1000만 관객 돌파를 하면 올해만 '2편의 천만 영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많이 사랑해주시는 작품에 내가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그것밖에 없다. 남편이 굉장히 객관적인 편이다. '이번에 어땠어? 관객수 몇만 나올 것 같아?' 이러면 '그게 뭐 중요해, 작품이 잘 나와야지' 하고 답한다. 그래서 '작품이 어떤데?' 하면 '잘 나왔지' 이렇게 술 한잔하면서 말해준다.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배우 김지영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많은 사랑을 받은 해다. 올해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올해는 훗날 기억을 해본다면, 가을날 굉장히 풍성했던 어떤 한 때로 기억될 것 같다. 뭔가 많이 수확한 것 같고 날씨도 좋고. 바람도 불고…이때가 딱 멈췄으면 좋겠다. 작품으로 많은 사랑도 받고 조언도 듣고 예술적으로도 막 재밌는 작품을 하게 됐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이 내 옆을 맴돌았다. 흘러가는 구름 잡고 싶을 때가 있는데, 지금이다. '어~가지마 멈춰.'

-남은 계획이 있다면.

▶배우가 되면서 원대한 꿈이 있었고, 한 10년마다 세우는 꿈도 있고, 내년엔 이렇게 하고 싶어, 하면서 나름 매년 꿈이 있다. 올해 남은 계획은 이 기운을 조금 더 상승시키고 지킬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작품들을 더 재밌게 해내고 싶다. 사실 작품이 잘 될 때 보면 사람들이 더 바빠지고 힘들어지기도 하고 그런다. 너무 감사함에도 불구하고 육체적으로 힘들다보니까 지친다. 지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나를 깨울 수 있을까 생각한다. 올해는 후반기 나를 독려해 가면서 '잘하고 있어' 하며 다독여 주고 싶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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