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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논개 생거지 정자 '현판' 논란

"구국의 여신 논개 성지에 설치 치욕적"
일부 주민들, 대책위 구성해 철거 추진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2019-09-02 08:30 송고
전북 장수군 장계면 논개생가지 정자인 ‘단아정(丹娥亭)’에 쓰여진 현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것으로 일부 주민들이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2019.9.2/뉴스1
전북 장수군 장계면 논개생가지 정자인 ‘단아정(丹娥亭)’에 쓰여진 현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것으로 일부 주민들이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2019.9.2/뉴스1

“구국의 여신인 논개님 성지에 살인마라 지칭 받는 자의 현판이 걸려있고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는 것은 장수군의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전북 장수군 논개생거지 정자의 현판 ‘단아정(丹娥亭)’과 표지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군민들로부터 구국의 상징인 논개의 성지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은 치욕이라는 주장이 나와서다.
이들은 군민 서명운동을 통해 현판과 표지석 철거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아정 현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 후인 1999년 10월 직접 쓴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표지석은 논개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단아정을 쓴 것에 대한 칭송의 글이다.

표지석에는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지난 1986년 생가를 복원하게 하였고 오늘에는 이 정자에 ’단아정‘이란 친필을 남겨 그 뜻을 기리고자 하였으니 그 얼이 높고 선양되어 영원히 빛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판과 표지석 철거운동은 최근 군청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한 군민이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장수군의 수치다”며 “왜 철거를 해야 하는지, 장수군민의 뜻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잘 아실 것으로 믿는다. 단아정이라고 쓰여 있는 전두환 현판과 표지석 철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썼다.

현판 철거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친일화가가 그린 논개의 영정과 현판 철거를 위한 장수군민들의 정화운동이 있었다.

이후 논개의 영정은 새롭게 그려 교체됐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현판은 그대로였다.

전북 장수군 논개생가지에 설치된 표지석. 표지석에는 논개와 현판을 쓴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현판을 칭송하고 있다.2019.9.2/뉴스1
전북 장수군 논개생가지에 설치된 표지석. 표지석에는 논개와 현판을 쓴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현판을 칭송하고 있다.2019.9.2/뉴스1

논개의 생가지는 장계면 주촌마을이다. 지금의 생가지는 자리를 옮긴 곳으로 1997~2000년 2만여평에 조성됐다.

이때 생가지를 옮기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아정’의 현판 글씨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몇몇 군민들이 ‘군부독재(전두환) 제작 현판 및 표지석 철거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서명에 참여한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대책위를 구성하고 그 뜻을 장영수 군수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철거에 반대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래도 대통령을 지낸 분이 쓴 것인데 그대로 두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현판과 표지석 철거 여부는 (사)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순홍 선양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철거여부는 군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선양회와 문화원, 군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kdg206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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