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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저가 패션' 옛말…홈쇼핑, 패션 名家로 진화중

CJ오쇼핑·롯데홈쇼핑·GS샵·현대홈쇼핑 등 패션 고급화 전략
고급 소재 PB, 유명 디자이너 협업 단독 라이선스 브랜드 선봬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9-08-30 07:00 송고
칼라거펠트 파리스 트위드재킷 © 뉴스1(CJ오쇼핑 제공)

홈쇼핑이 패션 '명가'로 변신하고 있다. 홈쇼핑 패션은 '저렴하고 질 나쁘다'는 평가는 말 그대로 '옛날 일'이 됐다. 최근 들어 고급 소재를 활용하거나 해외 럭셔리(명품) 브랜드 및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백화점급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홈쇼핑 업체들이 패션 고급화에 나선 것은 전체 매출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패션을 차별화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홈쇼핑 고객이 점점 고령화하면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0일 CJ ENM 오쇼핑 관계자는 "전체 주문금액 중 패션의류·잡화 비중이 40%로 최근 3년간 가장 높아졌다"고 밝혔다. 2016~2017년의 패션의류·잡화의 주문금액 비중은 30% 초반대였는데 그 비중이 10%포인트(P) 정도 상승한 것이다.

패션 비중이 높아진 것은 '많이 팔려서'라기 보다는 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지난 3월 '패션계의 별' 칼 라거펠트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 '칼 라거펠트'와 단독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칼 라거펠트 파리스'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패션 비수기 봄·여름 시즌이었지만 5개월 만에 누적 주문금액이 23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이탈리아 블렌디드 울, 메리노 울 등 고급 소재를 활용한 상품을 선보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고급스러운 소재로 품질을 강화해 럭셔리 캐주얼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CJ오쇼핑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라 왕과도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VW베라왕'을,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 지춘희와 손잡고 '지스튜디오'를 단독으로 선보였다. CJ오쇼핑 단독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홍승완 디자이너를 영입한 데 이어 브랜드 모델로 원빈을 기용했다.

LBL 2019년 F/W 론칭 방송 © 뉴스1(롯데홈쇼핑 제공)
LBL 2019년 F/W 론칭 방송 © 뉴스1(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도 '패션 이즈(is) 롯데'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패션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홈쇼핑 히트 상품(판매량 기준) 상위 10개 브랜드 중 9개가 패션 및 패션잡화 브랜드였다. 이 중 7개는 롯데홈쇼핑의 단독 브랜드다.

롯데홈쇼핑은 고급 소재를 활용한 PB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섬유의 보석'이라 불리는 캐시미어 의류 PB 'LBL'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럭셔리 패션 그룹 아스까다의 창업주 볼프강 레이가 1978년 출시한 독일 패션 브랜드 '라우렐' 등을 국내에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F/W 신상품(쏘울,SJ와니) © 뉴스1(GS샵 제공)
F/W 신상품(쏘울,SJ와니) © 뉴스1(GS샵 제공)

GS샵도 지난해부터 'G패션' 캠페인을 통해 단독 패션 브랜드를 새단장했다. G패션 캠페인은 '프리미엄 소재와 훌륭한 디자이너, 세계 패션 도시들의 트렌드 패션을 색다르게 선보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GS샵이 2012년 처음 선보인 '쏘울'은 홈쇼핑 패션 PB의 고급화를 앞당긴 대표 주자다. 홈쇼핑 최초로 네이멍구산 100% 캐시미어 니트와 코트 등을 선보이고 태즈메이니아 울이나 헝가리 구스다운과 같은 최고급 소재를 활용했다. 이번 시즌에도 호주산 메리노울, 캐시미어 혼방 이탈리아 수입원사 등을 소재로 만든 의류를 판매한다.

현대홈쇼핑도 정구호 디자이너와 협업한 'J BY', 앤디 앤뎁 디자이너와 협업한 'A&D' 등의 브랜드를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전체 매출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GS샵은 40%에 달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눈높이가 점점 더 높아짐에 따라 패션 상품도 고급화하고 있다"며 "저가 패션보다는 고급 패션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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