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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한가운데서…"엄청난 국부 창출 기회"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태양광'…육상발전보다 효율↑
전세계 500조원 시장 예상…또다른 '성장산업' 주목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9-08-25 12:00 송고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뉴스1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뉴스1

배를 타고 바다처럼 넓은 저수지의 물결을 5분 남짓 가르자 자연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검은색 패널들이 나타났다. 지난 22일 찾은 충북 제천시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 물 위에 떠 있는 직사각형의 태양광 모듈들은 씨줄과 날줄처럼 각자 연결돼,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인공섬을 만들었다. 이 외딴 저수지 한가운데에서 수천명이 사용하는 전기가 생산된다.

수상 태양광은 말 그대로 물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든 것이다. 수면 위에 부력이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육상에서 쓰는 태양광 발전 모듈을 올려놨다. 유휴 부지인 수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육상 태양광보다 그림자의 영향도 적어 발전 효율이 10% 이상 높은 것도 장점이다.
이날 찾은 청풍호 발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다. 3만7000㎡인 점유 면적은 국제 규격의 축구장 5개를 합친 크기로, 가로 1미터·세로 2미터의 태양광 모듈 8640개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설비용량(3MW) 기준으로 세계 15위이며, 연간 생산하는 전기(4301MWh)는 4000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 © 뉴스1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 © 뉴스1

수상 태양광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육상 태양광보다 높은 발전량을 얻어 우리나라에 적합한 발전 방식이라는 평가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농업기반 시설인 저수지(만수면적 10%), 담수호(만수면적 20%), 용배수로(5m 이상 배수로의 2%)만 활용해도 6기가와트(GW)의 전력을 만들 수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세계 저수지 수면의 1% 면적에 수상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설비용량은 404기가와트에 달한다. 이는 1기가와트급 석탄화력발전소 404가 생산하는 양이다. 그만큼 석탄 연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연간 발전량은 약 521테라와트아워(TWh)에 달한다. 지난해 세계 6위 전기 사용국인 우리나라의 연간 전기 사용량(565TWh)과 비슷하며, 유럽 전체 전기 사용량(3441TWh)의 15%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세계은행은 앞으로 수상 태양광이 육상 태양광, 건물 태양광에 이어 태양광 발전의 3대 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뉴스1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뉴스1

업계는 전세계 저수지 수면의 1%에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단계적으로 건설된다면 약 500조원(현재 건설 단가 기준) 이상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 시장 자체도 매년 성장하는 만큼, 지난해 셀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인 한화큐셀을 비롯한 한국 기업의 기회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동남아 사업부 상무는 "전세계 어떤 시장이 매년 15%씩 성장하느냐"며 "수상 태양광은 산업적 측면에서 엄청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과제는 환경 오염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전선의 일부에 납이 사용됐고, 수명이 다한 모듈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중금속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는 지나친 우려라고 본다.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는 "수질과 수생태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발전 설비의 영향을 받는 수역과 그렇지 않은 수역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고 대부분의 항목이 기준치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합천호 태양광 설비에서 2014년부터 4차례에 걸쳐 환경 모니터링을 한 결과, 태양광 발전 구조물 하부에서 치어가 생겨났고 이를 먹이로 하는 어종까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성 한국전자부품연구원 박사는 "새들이 물고기를 잡아 태양광 모듈 위에 자리잡고 먹기에 종종 생선뼈를 치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태양광 시설에서 뭔가 유해한 게 나온다면 그런 새들과 물고기들부터 가까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 태양광 구조물 밑에 있는 치어떼.(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뉴스1
수상 태양광 구조물 밑에 있는 치어떼.(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뉴스1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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