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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폴] 전문가 90%, 8월 금리 '동결'…10월 인하 '대세'

2회 연속 인하 사례 2001년 IT버불·2008년 금융위기 때뿐
"미 연준 기준금리·메시지·실효하한 등 고려해 10월 인하"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2019-08-25 06:05 송고 | 2019-08-25 12:17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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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 전문가 10명 중 9명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통위는 경기부양을 위해 전 달인 7월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p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6월(1.50%→1.25%) 이후 3년1개월 만이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한일갈등 격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폭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나머지 한 명은 8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전문가는 모두 금통위가 연내 1차례 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8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전문가 9명 중 8명은 10월, 1명은 11월 0.25%p 인하를 예상했다. 기준금리 연 1.25%는 한은이 2008년 3월 정책금리를 콜금리 목표에서 기준금리로 변경한 이후 최저점이다. 기준금리 연 1.25%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29일까지 유지됐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정례회의는 8월, 10월, 11월 세차례 남아있다.   

◇"美 연준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 확실하지 않아"
25일 <뉴스1>이  8월30일 한은 금통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확인한 후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봤다.

지난 7월18일 한은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전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 연준은 7월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2.00~2.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시기가 확실치 않아 금통위의 선제적인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주요 중앙은행총재 및 경제학자들의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거의 내보이지 않았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은 금통위도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우리만 기준금리를 낮춰 한·미 기준금리 역전차이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데, 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한은은 미 연준에 후행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한은 금통위는 미 연준에 앞서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먼저 인하했는데 당시에는 연준의 인하 시그널이 명확했다"며 "이번에 미 연준 의사록 등을 보면 추가 인하와 그 폭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한은이 두 달 연속 미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내리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은 오는 9월 17~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결정을 FOMC를 연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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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사이클' 이뤘지만, 연속 인하는 2차례뿐

금통위가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그 자체만으로 경기가 심각하게 무너졌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어 경계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은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은 경기가 정말 안 좋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사이클'을 이뤘지만, 두 번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사례는 두 번에 그친다. 2001년 한은은 2·7·8·9월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25%에서 4.0%로 내렸다. 당시 금통위는 IT버블 붕괴, 미국에서의 9.11 테러 등 국내외적 경기 침체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나머지 한 번은 2008~2009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때였다. 당시 금통위는 2008년 10월(2회)·11·12월, 2009년 1·2월 총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25%에서 2.0%로 총 3.25%p 인하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장 금리를 인하하면 연간 경제성장률 방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IT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 연속적 인하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금리를 내리는 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아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의견도 공통적이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실효하한을 0.75%에서 1.0%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아 인하 카드를 빠르게 소진하기보단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템포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일하게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수출과 내수가 모두 안 좋고 미중 무역갈등은 여전히 팽팽한 데다 일본 수출 규제가 경기 하방 리스크를 자극하고 있다"며 "미 연준도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확인할 변수 많다"…10월 기준금리 인하 대세 

대다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10월로 내다봤다. 8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전문가 9명 중 8명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10월로 예상했다. 1명은 11월을 인하 시기로 봤다. 이 때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7월 금리인하 효과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상황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고 봤다.

구혜영 연구원은 "7월 기준금리 인하 후 금융불균형 등의 변수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3분기 지표가 다 나오진 않겠지만 1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하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10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경기나 물가 측면에서 보면 당장 인하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7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미 연준 스탠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 확인 등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나 한은으로부터 연속 인하 '깜빡이'가 켜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딱히 시그널이 없다"며 "한은이나 정부 쪽에서 관련 발언이 없어 8월은 쉬어가고 10월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11월로 전망한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나라 등 관찰대상국이 통화정책을 할 때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며 "금통위는 9월 미 연준 금리 인하를 확인한 후 11월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으며 같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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