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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거래 절벽인데도 인테리어 업계 '반사이익'…달라진 공식

분양 위축되고 거래 급감에도 인테리어 수요 증가
똘똘한 한채·세입자 모시기…견적문의 1년전比 38%↑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2019-08-25 07:00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이 거래 절벽인 상태에 빠지면서 오히려 인테리어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새 집으로 이사를 가기 힘들어 지면서 '헌집을 고쳐서 새집처럼' 만드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자격요건이 강화되면서 신규 아파트 당첨이 어려워지자 실수요자들도 살던 집을 고쳐 거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도 인테리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25일 인테리어플랫폼 업체 집닥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아파트 견적 문의는 약 68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약 4900건에 비해 38%가량 증가한 것이다.  

반면 서울 주택시장 거래량은 1년새 반토막이 났다.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4만2847건으로 전년 동기 8만5645건에 비해 49.9%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7만5441건에 비해서도 43% 줄어든 수치다.

박성하 집닥 마케팅 팀장은 "주택거래 시장 침체로 인테리어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상은 달랐다"며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고 실거주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집을 수리하는 가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선 전세 수요가 감소해 '세입자 모시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세입자들이 기피하다 보니 내부 수리를 통해 새집 효과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서울시 아파트 174만가구 가운데 현재 재건축 연한 기준에 포함되는 1990년 이전 준공아파트는 32만가구로 이 중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아파트는 11만가구로 파악됐다. 21만가구가 재건축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인데 앞으로 5년 동안 19만가구, 10년 동안 48만가구가 재건축연한 기준에 새로 도달하면서 노후주택 적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론 신축 아파트 물량 감소는 인테리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 집에 이사를 하면서 인테리어까지 바꾸는 수요가 감소해서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인테리어를 하더라도 일부분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며 "반면 오래된 주택의 경우 '올수리'를 하기 때문에 공사 금액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주택을 거래하면서 이사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했기 때문에 매매거래량과 인테리어 업계의 매출, 수익이 정비례했다"며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 때문에 살던 집을 고쳐쓰는 움직임과 임대사업자가 늘면서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한샘의 경우 기존 개별판매 보다 월 100세트 이상 판매고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 중인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에 강한 LG하우시스는 LG베스트숍과의 협업으로 인테리어 유통망의 변화를 줬다. 현대리바트는 상생형 매장 확대로 B2C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연한 40년 회귀 등 재건축에 관한 추가 규제가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리모델링 사업 기업과 B2C 인테리어사업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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