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정치 >

예상 밖 지소미아 파기…한미동맹 균열·외교 고립 우려

"외교적 고립 자초하는 자충수" 한 목소리
호르무즈 해협 파병·방위비 협상에 악영향 우려도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19-08-22 19:40 송고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 논의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8.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 논의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8.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유효기간을 이틀 앞두고 정부가 올해 11월을 끝으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한미 동맹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경로를 통해 일본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협정은 오는 24일까지 한일 양국 어느 쪽이든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1년 연장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최근 한일 갈등 국면에서 전격적으로 파기를 결정하면서 2016년 11월 양국이 협정을 맺은 이후 3년 만에 매듭을 짓게 됐다.
지소미아는 북한 정보를 다루는 협정인 만큼  단순히 한일 관계를 넘어 동북아 전체의 외교안보 관계와 얽혀 있고 동맹국인 미국도 지소미아 연장을 강력하게 희망해왔다.

청와대는 이를 고려한 듯 지소미아 종료 검토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한미동맹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미국에) 우리 상황이 악화되거나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일본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소위 지소미아의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며 "따라서 미국은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 춘추관에 오기 직전 미측과 소통했고 우리 발표문과 동시에 우리 입장을 명확히 공유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소미아의 파기가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결정은 한미동맹을 파기해도 좋다는 선언"이라고 강력하게 꼬집었다.

신 대표는 "미국이 그동안 강하게 연장을 주장했는데 국내 정치 상황때문에 이런 결정을 함으로써 한미 동맹이 지금보다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느슨해지고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버림 받을 것"이라며 "국제사회로부터 다방면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한미 동맹에 근간한 우리 안보는 가장 필요한 것인데 우리가 이를 파기하는 것이 국익에 바람직한 결정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한미동맹도 삐그덕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요청에 우리가 화답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우리가 미국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미국이 손을 내밀어주겠냐는 것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역시 "군사적으로 우리에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한미일 간 공조가 매우 중요한데 이렇게 되면 미국이 굉장히 불편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지소미아를 협상카드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동맹 정신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주한미군 특수전사령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대령 출신인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지소미아 파기는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는 자충수라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마저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간 남북 관계에 치중해온 문재인 정부가 미일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목적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사실상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선택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우리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사실상 한 상태이고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임박해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정부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eggod6112@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