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역전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1.20포인트(-0.58%) 내린 1,927.17을 나타내고 있다. 2019.8.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정확하게 일주일 만에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재현됐다.
이번에도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시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공격적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온다는 경고다.장단기 금리역전은 가장 확실한 경기침체 신호다. 돈을 오래 빌리기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가 높은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미래 투자자금에 대한 수요가 줄 것이란 점을 예고하기 때문에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1978년 이후 경기 침체 이전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5차례 발생했다. 5차례 모두 2년 내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가장 강력한 경기침체 신호탄인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591%, 2년물 금리는 1.575%로 각각 마감했다. 그러나 장중 한때 두 금리가 뒤집히는 일이 발생했다.
연준이 지난달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한 이날 오후 2시 직후 10년물 금리가 1.547%까지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2년물 금리를 밑돌았다. 지난 14일 한때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에 경기침체 공포를 몰고 온 지 꼭 일주일 만이다.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금리인하에 소극적이란 사실이 확인된 게 금리역전을 불러왔다. 지난달 말 연준은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대부분의 위원들은 이번 금리인하가 통화정책의 '재보정'(recalibration) 또는 '중간사이클 조정'(mid-cycle adjustment)일 뿐 지속적인 금리인하의 시작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회의에서 0.5%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2명뿐이었다.
연준이 경기침체 방지를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의사가 없음이 드러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진 것이다.
헤리티지캐피탈의 폴 샤츠 대표는 "완만한 수준의 경기침체가 내년 중 시작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아직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단기 금리역전 재발에도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강세였다. 소매 업체들의 실적 호조로 미국 소비시장의 건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93%,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0.82%, 나스닥종합지수는 0.90% 각각 상승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침체설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지금 숫자와 사실은 전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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