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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에 손내민 넥슨 김정주…8년간 600억 쏟은 '페리아연대기' 풍전등화?

현 개발 총괄 정상원 부사장 주도 프로젝트…8년째 소득 없어
허민 영입시 정상원 체제 역할분담 불가피…페리아연대기 향방 주목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019-08-19 07:00 송고 | 2019-08-19 14:39 최종수정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넥슨 매각에 실패한 김정주 넥슨 지주사 NXC 대표가 10조원이 넘는 '몸값'의 일등공신인 '던전앤파이터' 개발을 주도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8년간 6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PC 온라인 게임 '페리아연대기'의 운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상원 신규개발 총괄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페리아연대기가 허민 대표가 손볼 '1순위' 후보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19일 넥슨에 따르면 페리아연대기의 출시는 최소 내년으로 미뤄졌다. 지난 5월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 실시로 연내 출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올해 하반기 공식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 라인업에는 'V4', '바람의나라: 연', '카운터사이드' 등 모바일 게임만 포함됐다.
넥슨 관계자는 "CBT로 콘텐츠를 검증하고, 사용자의 피드백을 적용하다 보면 준비 기간이 길어지곤 한다"며 "CBT를 했다고 출시가 임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페리아연대기는 넥슨의 7개 개발 스튜디오 중 하나이자 손자회사인 '띵소프트'가 지난 2011년부터 만들고 있는 게임이다. 지금까지 넥슨이 자회사 네오플을 통해 띵소프트에 투자한 금액은 600억원 이상에 이른다.

네오플은 먼저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나눠 띵소프트 지분 13.26%를 32억원에 사들였다. 이어 2013년 9월 잔여지분 86.74%를 338억원에 취득했다.
지난 2015년, 2018년과 지난 6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182억원, 66억원, 20억원의 실탄을 추가로 지원했다. 띵소프트가 발행한 신주를 네오플이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이때까지 투입된 금액만 총 638억원이다.

지난 2013년 네오플에 인수된 이래 띵소프트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탱고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 등을 출시했지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특성상 대부분의 개발 인력과 투자 금액은 페리아연대기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페리아연대기는 8년이 지나도록 출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자금만 투입되는 '돈 먹는 하마'인 셈이다. 띵소프트는 6년 연속 적자 상태다. 누적 적자액은 352억원이다.

이 와중에 넥슨은 최근 조직쇄신 차원에서 네오플 창업자인 허 대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허 대표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넥슨코리아의 대표이사직을 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으나 넥슨 관계자는 "이정헌 대표 체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허 대표가 개발 조직을 맡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를 정리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넥슨에서 이 대표 다음으로 권한이 많은 사람은 7개 개발 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는 정 부사장이다. 띵소프트 대표를 겸직하면서 지난 8년간 페리아연대기 개발을 주도한 것도 정 부사장이다.

허민 대표가 개발 조직을 맡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정 부사장과 역할 분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페리아연대기의 향방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7개 개발 스튜디오 중 하나인 원 스튜디오의 김희재 총괄 프로듀서가 최근 넥슨을 떠난 것을 정 부사장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김 프로듀서는 정 부사장과 함께 과거 네오위즈에서 '피파 온라인' 시리즈를 개발한 이른바 '정상원 사단'으로 분류된다.

넥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넥슨이 그간 정 부사장에게 많은 힘을 실어줬는데 현 체제는 실패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1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첫 적자다.



p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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