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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공항 '셧다운'…13일 오전 9시까지 전면 폐쇄(종합)

항공 200여편 결항…"소요 13일까지 이어질 수도"
中 인민군 홍콩 접경지서 훈련 실시…군 투입 관측도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9-08-12 21:57 송고 | 2019-08-13 00:09 최종수정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시위대. © 로이터=뉴스1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시위대. © 로이터=뉴스1

홍콩국제공항이 12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을 기점으로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지시켰다. 전날 경찰의 빈백건(beanbag gun)에 맞은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실명 위기에 처하자 수천명의 홍콩 시민들이 공항 입국장을 점거하면서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항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속 절차를 마친 출발 항공편과 이미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도착 항공편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편은 오늘 하루동안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 국제공항의 운영이 오늘 공항에서 열린 공개 집회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으로 가는 도로의 교통이 매우 혼잡하고 주차 공간은 가득 찼다. 홍콩 시민들은 공항에 오지 말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12일 홍콩 공항 입국장 점거 시위에서
12일 홍콩 공항 입국장 점거 시위에서 "홍콩 경찰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팻말을 든 시위 참여자. © AFP=뉴스1

이날 홍콩 당국이 발표한 노탐(NOTAM: Notice To Airmen) 조치로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9시까지 공항이 전면 폐쇄된다. 노탐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조종사 등 항공기 운항 관리자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통보문를 말한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출발 항공편 123편과 도착 항공편 73편이 모두 취소됐다. 공항 내 모든 상점도 문을 닫았다. 
이날 오후 한때 5000명을 넘어섰던 시위대는 밤이 되면서 수백명 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경찰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는 등의 팻말을 들고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날 집회에서 경찰의 탄환에 맞아 시력을 잃은 여성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안대를 착용하거나 눈에 붕대를 감은 시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이번 소요 사태가 13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고객들에게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은 연기해 달라"고 권고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날 불법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하면 해고될 수 있다는 경고문을 전직원에게 보내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시민들의 분노가 계속되면서 지난 6월9일 이후 11주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송환법 철회 이후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퇴 요구 등으로 확산했다. 공항 점거 시위는 지난 6월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중국은 시위대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추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날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이 홍콩 시위를 '테러'라고 규정하면서 인민해방군을 홍콩 시내에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 기본법 18조에 따르면 공공질서의 심각한 붕괴로 인해 국가안보나 통일에 위협이 가해지는 '비상사태'에 이르면 중국 중앙정부가 관련법에 근거해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수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중국과 홍콩 접경지대인 선전에서는 준군사조직인 인민무력부가 시위 진압을 위한 주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중국 당과 정부가 취하는 입장과 조치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angela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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