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경제 >

[단독]신라젠 "임상중단 이유 1차 분석, 피험자 35%가 다른약 투여"

"임상용 아닌 다른 약 추가 투여하는 '구제요법' 비대칭이 큰 영향"
"펙사벡 단일 약효 때문은 아냐, 다른 주된 원인도 추가 분석할 것"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19-08-05 19:00 송고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열린 신라젠 기자ㆍ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열린 신라젠 기자ㆍ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신라젠이 최근 무용성 평가결과에서 '펙사벡'의 임상3상 중단을 권고받은 이유에 대해 전체 임상 참여자들 중 35%가 임상용 약물 외에도 다른 약을 추가 투여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5일 신라젠은 이 같은 1차 중간분석을 마쳤다. 이번 임상3상은 실험군과 대조군의 생존율 등을 비교하는 시험이었다. 무용성 평가에는 다른 약물이 임상 환자에 투여된 것 자체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번 임상은 대조군이 실험군보다 그 비율이 훨씬 높아 '펙사벡' 효과를 더 정확히 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무용성 평가는 해당 임상 가치를 중간 평가하는 것으로 긍정적인은 결과가 나온다면 남은 임상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난 2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가 이번 '펙사벡' 임상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를 통해 중단 권고를 내리면서 신라젠은 2020년 12월 완료를 목표하던 임상3상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이 날 권혁찬 신라젠 임상총괄 전무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다른 주된 원인도 파악 중이지만 이번에 미국 임상수탁기관으로부터 받은 임상3상 1차 원데이터를 우선 분석한 결과, 임상3상에서 다른 약을 추가 투여한 구제요법이 시험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구제요법'은 임상 과정에서 임상용 약물로 1차 치료 반응이 없을 때 경제력이나 보험급여 여부, 환자의 후속 치료 의지 등을 담당 의사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합한 다른 약제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임상약물만 사용하는 것이 임상결과의 정확도를 크게 높이지만, 생명윤리에 따라 이를 강제하지 못한다는 게 신라젠의 설명이다. 이를 테면 임상 참여자가 불안한 마음이 들면 다른 약을 추가 처방받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신라젠은 2015년 10월부터 전세계 6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을 해왔다. 임상3상 디자인은 '펙사벡' 투여 후 기존 표적항암제 '넥사바'를 투여하는 실험군 300명과 '넥사바'를 단독 투여하는 대조군 300명간의 치료효과 및 안전성 등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임상수탁기관이 신라젠쪽에 보내온 1차 데이터에 따르면 300명 중 총 203명이 모집된 실험군 가운데 63명(31%)이 구제요법으로 다른 약을 추가 투여받았고, 190명이 모집된 대조군 중 76명(40%)이 마찬가지로 다른 약을 투여받았다. 서로 9%포인트(P) 차이가 난다.

구체적으로 이번 실험군과 대조군이 투여받은 다른 약물은 2017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품목허가받은 신약 5종이다.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와 혈관억제제 '사이람자' 그리고 1차 치료제인 '렌비마'가 양쪽 군에서 거의 비슷한 수로 사용됐지만 표적치료제인 '스티바가'와 '카보메틱스' 사용은 대조군에서 훨씬 많았다.

권혁찬 전무는 "양쪽 군이 비슷한 비율로 추가 약물을 투여받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다른 이유도 분석해야겠지만 펙사벡의 약효 문제가 아닌, 이러한 구제요법의 비대칭이 그 차이를 냈다고 추정한다"고 강조했다.


lys@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