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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며 왔던 팬들, 호날두 부르다 차라리 메시 외치며 나갔다

'최소 45분 출전' 약속됐다던 호날두 뛰지 않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7-26 23:27 송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목을 축이고 있다. 2019.7.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목을 축이고 있다. 2019.7.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축구선수다. 물론 세계적인 슈퍼스타이기도 하지만, 특히 한국에서는 '우리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팬들이 많다. 잘하는 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함축된 단어 '형' 앞에 친밀함을 상징하는 '우리'를 붙인 표현으로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그런 '우리형'에게 축구팬들이 뒤통수를 맞았다. 누군가는 25만원을, 30만원을, 40만원을 냈는데 그들이 본 호날두는 벤치에 앉아 있던 모습이 전부였다.
'하나원큐 팀 K리그 vs 유벤투스' 친선경기가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경기는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결과는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됐다. 더위에 지친 축구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역대 최악의 이벤트'로 남을 전망이다. 사실상 '호날두 사기극'이었다.

이번 이벤트의 주연이라 불러도 무방할 호날두는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스타팅에서 빠졌고, 후반에는 들어올까 싶었으나 계속해서 벤치에 앉아 있었고, 막바지에 조금이라도 뛰진 않을까 기대했던 팬들의 바람을 무시한 채 조끼조차 벗지 않은 채 필드를 빠져나갔다.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끈 에이전시 '더페스타' 측과 한국프로축구연맹 측은 모두 "호날두가 최소한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해왔다. 당연히 팬들은 슈퍼스타 호날두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설렘을 안고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돌아가는 발걸음은 허탈하기 짝이 없었다.
후반전 들어 다른 선수들이 몸을 풀던 것과 달리 호날두가 계속 앉아있자 내내 환호를 보내던 팬들은 야유로 방향을 바꿨다. 후반 25분이 지나면서는 '호날두'를 연호하면서 출전을 종용했으나 유벤투스 벤치는 아랑곳없었다. 점점 호날두를 부르는 목소리에는 분노가 쌓였다. 급기야 경기 막바지에는 호날두의 라이벌 '메시'를 연호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분노에 찬 팬들은 경기가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호날두와 유벤투스에 대한 불만이 가득 담긴 발언들이 많이 들렸다.

용인에서 친구와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고등학생 백정현군은 "호날두라는 선수를 보기 위해 신나는 마음으로 왔는데 허탈하다. (출전하지 못한)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팬들은 전혀 배경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냥 돌아가게 됐다"면서 "팬들은 호날두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표를 구매했다. 그렇게 팔았다고 생각한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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