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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에 놀라고 와인향에 취한다…"동굴로 피서갈까?"

관광공사, 8월 추천 여행지로 동굴과 터널 6곳 선정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9-07-24 08:00 송고 | 2019-07-24 10:11 최종수정
한여름에도 서늘한 냉기를 뿜는 순창 향가터널. 이하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여름에도 서늘한 냉기를 뿜는 순창 향가터널. 이하 한국관광공사 제공

줄줄 흐르는 땀을 뚝 멈춰 줄 이색 피서지가 있다. 한여름에도 에어컨 없이도 시원하다못해 서늘한 동굴과 터널이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전국 각지에 있는 동굴과 터널 여행지 6곳을 8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관광공사는 매달 테마를 정해 국내에 숨어 있는 여행지들을 소개하고 있다.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동굴부터 향긋한 와인의 향이 퍼지는 터널까지 어둠을 지나면 신비한 세상이 펼쳐진다. 
 
천곡황금박쥐동굴 
천곡황금박쥐동굴 

◇도심 속 신비의 지하 세계,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
동굴 탐방을 위해 꼭 깊은 산골까지 갈 필요는 없다. 강원도 동해에 있는 천곡황금박쥐동굴은 국내에서 유일한 도심 속 천연 동굴이다. 석회동굴 옆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시내버스가 빈번하게 오가는 낯선 풍경이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처음 발견됐다. 총 길이 1510m이며, 810m가 관람 구간으로 개방된다.

이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동굴엔 황금박쥐가 서식하고 있다. 황금박쥐(붉은박쥐)는 멸종 위기종 1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 야생동물이다.
동굴은 석회암이 용식 중인 현재진행형 동굴로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바닥에 솟은 석순과 천장에 매달린 대형 종유석, 석순과 종유석이 연결된 석주 등이 끊임없이 나타나며 흥미진진한 동굴 탐방을 이끈다.

천장에 굴곡을 형성한 용식구는 국내 동굴 중 최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동굴 뒤쪽에는 동굴 형성의 비밀을 간직한 돌리네탐방로가 조성됐다.   

옛 기차 터널의 변신, 수양개빛터널의 빛터널
옛 기차 터널의 변신, 수양개빛터널의 빛터널

◇꽁꽁 숨은 비밀의정원, 단양 수양개빛터널
      
충북 단양에 있는 수양개빛터널은 빛터널과 비밀의정원으로 나뉜다.

빛터널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1984년까지 철도 터널로 운행하다 방치된 200m 구간이다. 거울 벽으로 각 구간을 나누고, 꽃 타래와 은하수 모양 LED 전구, 레이저와 음향효과 등으로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밀의정원은 LED 튤립으로 꾸며진 구간이다. 알록달록한 빛을 내는 튤립 조명 사이를 산책할 수 있고, 돌아가는 길엔 핑크빛 은하수 터널이 반긴다. 

수양개빛터널의 지척엔 이끼터널이 있다. 길 좌우 축대 벽의 이끼와 하늘을 덮은 나무가 초록 터널을 만들며, 감상하기엔 여름이 최고다.  

적상산 중턱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
적상산 중턱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

◇술이 익어가는 '무주 머루와인동굴'
   
한국도 와인 생산국이다. 야생 포도인 머루와 오미자, 오디 등을 이용해 특별한 와인을 만든다. 전북 무주에선 국내 머루 생산량의 약 60%를 재배하고, 머루 농가와 머루와인 업체가 협력해 맛깔스러운 와인을 빚는다.

머루와인은 적상산 중턱(450m)에 자리한 무주 머루와인동굴에서 만난다. 더위도 피하고 머루와인도 맛볼 수 있어 여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머루와인과 사과와인 6종을 무료로 시음하는데, 조금씩 다른 맛이 오묘하다. 동굴에 오래 있어 몸이 으슬으슬해질 때엔 머루와인 족욕을 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피로도 스르르 풀린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향가터널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향가터널

◇서늘한 냉기가 흐르는 '순창 향가터널'

전북 순창에 있는 향가터널은 일제강점기 말 순창과 남원, 담양 지역의ᅠ쌀을ᅠ수탈하기 위해 일본군이 만든 것으로, 길이 384m에 달한다. 광복 후엔 마을을 오가는 터널로 사용되다가 2013년 섬진강종주자전거길을 조성하며 내부를 정비했다.

터널에 들어서면 냉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터널 밖보다 기온이 10도는 떨어진 것 같다. 터널 벽에는 일제 전범기(戰犯旗) 아래 힘겹게 돌을 짊어지고 가는 농민의 모습 등 당시의 공사 현장과 미곡 수탈 과정도 재현해 놓았다.

동굴 인근에 강천산 맨발산책로(2.25㎞)도 여름에 걷기 좋다. 울창한 숲길을 맨발로 걷다 보면 시원함이 발바닥에서 온몸으로 퍼진다. 
 
시간의 신비를 품은 성류굴 내부
시간의 신비를 품은 성류굴 내부

◇2억5000만 년의 신비, 울진 성류굴

경북 울진은 삼림욕, 해수욕, 온천욕을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삼욕(三浴)의 고장'이라 불린다. 하지만 태양이 이글거리는 8월엔 이런 삼욕 말고도 시원한 '동굴욕'이 추가되는 곳이 울진이다.

왕피천이 휘감고 흐르는 선유산에는 2억5000만년 세월을 품은 울진 성류굴(천연기념물 155호)이 있다. 성류굴은 오랜 역사와 과학이 담긴 동굴이자, 선조들이 이곳을 찾아 문학과 예술을 즐긴 흔적이 많은 동굴이다.

최근 성류굴에선 1500여 년 전 신라의 전성기를 이끈 진흥왕이 다녀갔다는 국보급 명문이 발견돼 큰 관심을 끌었다.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시원함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다양해 피서지로도 손색없다.  

빛터널의 은하수 조명 
빛터널의 은하수 조명 

◇신비로운 빛의 터널에 빠지다, 밀양 트윈터널

경남 밀양의 트윈터널에 발을 들인 순간, 더위가 사라지고 아름다운 빛의 파노라마에 빠진다. 오색으로 불 밝힌 전구들이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탄성을 지르며 빛의 황홀경에 빠져든다. 빛의 세계에 머물다 보면 어느새 출구에 도착한다.

터널 맞은편 체험장에서는 아이들과 토르티야 피자도 만들고, 카트를 타고 달리며 남은 더위를 날릴 수 있다. 트윈터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만어사는 오랜 세월 품어온 전설과 소원을 들어준다는 신비한 돌이 유명하다. 크고 작은 돌이 골짜기로 쏟아져 내린 듯한 풍광도 인상적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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