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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미래 ⑧] 비서가 된 인공지능(AI)…여행사 직원 사라지나

사람 목소리에 성격 갖춘 챗봇 등장
날씨·교통체증 예보에 '취소 문의' 줄어들 수도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9-07-17 10:17 송고 | 2019-07-17 10:45 최종수정
편집자주 여행과 여행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행사는 기존 중개 서비스업 개념에서 IT업으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 변화도 빠르다. '욜로' '소확행' '워라밸' 등 질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 높은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호캉스, 웰니스 등의 유형이 생겨나고 있다. 여행의 미래를 내다봤다.
진에어, 챗봇 서비스
진에어, 챗봇 서비스

#갑자기 주말에 혼자서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여행 계획은 10분이면 된다. 인공지능(AI) 비서에게 예산 등 원하는 여행 콘셉트를 알려주니 항공권부터 호텔, 렌터카 예약에 추천 코스까지 짜주었다.
 
머지않아 이런 모습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될지 모른다. 최근 빅데이터 기반 AI 기술이 서서히 여행업계로 진출하고 있다.  

맞춤형 여행 정보에, 상담 채팅 서비스 등 AI 기술은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인간의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큰 파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실제로 여행업계에서도 최근 AI 면접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여행업계에선 처음으로 올해 한국공항공사가 상반기 공개 채용에 처음으로 AI 면접을 도입했다.
  
◇맞춤형 여행 정보에 불만 요소도 해소 

호텔이나 항공권 예약 사이트가 내 취향에 딱 맞는 숙박 시설이나 항공편을 추천해주는 것은 이미 익숙하다.
AI 기술이 더 발전되면서 이제 고객의 항공편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 다른 항공편을 추천하고, 열차 직행 티켓이 매진되면 최단시간 환승 승차권을 안내한다.
  
중국의 씨트립의 경우 3억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생산하는 여행 데이터는 매일 약 50TB에 달한다. 

씨트립은 이 방대한 데이터와 AI를 접목해 '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만약 쇼핑을 즐기는 고객이라면 호텔 근처의 쇼핑 장소를 추천하고, 비즈니스 클래스를 탑승하는 고객이라면 그에 걸맞은 공항 픽업 서비스를 제안한다.
  
위치 기반을 활용하는 AI 서비스도 있다. 영국 철도 예약 서비스인 트레인라인(Trainline)은 승객들의 현재 위치와 방향에 따라 좌석을 찾기 쉬운 위치를 알려준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안전에 대한 AI 기술이 도드라져 있다. 호스트(숙박업자)의 이력을 파악하는 휴리스틱스(체험적인 발견법)를 적용해 안전 문제나 사기 행위 등의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이밖에 게스트와 호스트간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 문제의 요소를 잡아내는 기술도 도입 중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더 코스모폴리탄 호텔에서 제공하는 챗봇인 '로즈'© 뉴스1
라스베이거스의 더 코스모폴리탄 호텔에서 제공하는 챗봇인 '로즈'© 뉴스1

◇챗봇 넘어 '여행 전용 비서' 될까?
 
영화 '그녀'(Her)처럼 마치 사람과 대화 하듯, 목소리와 성격을 지닌 챗봇이 여행 비서일을 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챗봇(Chatter robot)은 메신저에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일상언어로 사람과 대화를 하며 해답을 주는 대화형 메신저다. 자기 학습도 가능하고, 응답 시간도 매우 빠른 편이다.
 
주요 국내외 여행사나 항공사, 호텔 등에선 문자 형태의 '챗봇'을 도입하고 있다. 물론 아직 AI라기보다는 시나리오에 따라 FAQ​(자주하는 질문과 답)를 진행하는 수준인데다 해외 OTA의 경우엔 지원되는 언어가 한정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일부 호텔의 챗봇의 경우 호텔 도착하기 전에 실내에서 선호하는 온도를 설정하고, TV를 켜고 끄며, 룸서비스를 주문하고, 조명을 조정하는 등의 작업은 기본이다.

더 나아가 맞춤형 AI 비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는 경우도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더 코스모폴리탄 호텔에선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사람처럼 성격을 갖춘 챗봇 '로즈'(Rose)를 만들어 냈다. 투숙객은 문자형 메신저 혹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로즈는 손님들의 체험 프로그램이나 시내 식당 예약에 호텔 주변 길 찾기에 도움 준다. 재밌는 점은 마케팅 역할도 해낸다는 것이다. 로즈엔 장난기 많은 성격이 장착돼, 챗봇을 이용한 투숙객들은 다른 고객보다 37% 더 많은 돈을 쓰게 하기도 했다.

자카르타 교통체증. © AFP=News1
자카르타 교통체증. © AFP=News1
 
◇"비오는 날, 항공권 비싼 날, 막히는 길 피하세요"
 

"여행 가는 날 비가 오면 어쩌지?" "폭설이나 지진 등의 자연 재해가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여행 일정의 성공 여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날씨다. 더 나아가 자연재해도 들 수 있다. 언제 흐린 구름이 걷힐지, 언제 폭설이 그칠지, 화산재가 언제 날릴지 등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AI 기술이다.
 
AI 날씨 예보 기술을 도입하면 여행객들은 최소 며칠이 아니라 몇 주 전에 여행 일정을 취소하고 대체 여행지를 고안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될 때 손실과 좌절을 겪는 여행객은 물론 항공사와 여행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날짜도 예측할 수 있다. AI 기술은 수백만 건의 항공사들의 요금 검색 자료를 수집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패턴을 찾아낸다.
 
앞으론 교통상황을 내다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AI가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도로의 교통상황을 알려줘 정해진 시간 내 빠르고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교통 혼잡과 체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서 여행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AI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들

익스피디아의 경우 아이트래킹(Eye-tracking) 소프트웨어와 근운동측정기(Electromyograghy: EMG)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여행 상품을 예약하는 과정 중 소비자의 시선 변화 및 근육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나아가 감정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측정과 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익스피디아 웹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 이용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자체 기술로 해결이 어려우면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기도 한다.
부킹닷컴은 자연어 처리(읽는 능력)와 AI 챗봇 개발 분야 등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이베이처(Evature)를 인수하기도 했다.

스카이스캐너의 경우 AI나 미래 기술과 관련해서 전략 방향을 재편성해 하반기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수십년 전부터 IA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말해 왔는 데 이는 여행업계에도 해당된다"며 "챗봇이 상담원의 역할을 맞춤형 서비스가 상품 기획자의 일을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랑 상담원 직원이 응대하는 비율이 반반 정도로 일부 여행사에선 상담원 인원 감축도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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