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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두바이에서 또 한 번 '세계 랜드마크' 도전장

['건설한류' 현장을 가다]⑧쌍용건설 …두바이 '로열아틀란티스 리조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이은 건축 걸작으로 기대감↑

(두바이(UAE)=뉴스1) 국종환 기자 | 2019-07-17 06:05 송고 | 2019-07-18 10:29 최종수정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해외 건설 시장에서 '건설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해외 현장 곳곳에서 땀을 흘리며 '넘버원'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는 건설사들의 모습을 뉴스1이 담아봤다.
쌍용건설의 두바이 '로열아틀란티스 리조트 앤 레지던스' 건설 현장.© 뉴스1
쌍용건설의 두바이 '로열아틀란티스 리조트 앤 레지던스' 건설 현장.© 뉴스1

'탕탕탕, 윙윙'

전 세계 리조트 단지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 그중에서도 해안 전망이 가장 좋아 황금 입지로 꼽히는 단지 끝자락에 거대 블록 형태의 비범한 건축물이 서서히 위용을 갖추고 있다.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열사(熱沙)의 땅에서 경건하게 울리는 건설 장비의 소리는 흡사 랜드마크 건축물의 탄생을 예고하는 전주곡으로 들린다.
"랜드마크 건축물을 짓는다는 건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시대를 앞서는 건물을 짓기까지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한승표 현장소장은 30여 년 전 쌍용건설에 입사해 굵직한 해외 현장을 두루 담당한 '현장통'이지만, 작업 현장에선 웃음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상무라는 임원 직급을 가졌음에도, 뜨거운 햇볕을 마다치 않고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느라 피부가 검게 그을렸다. 

쌍용건설의 '로열아틀란티스 리조트 앤 레지던스(이하 로열아틀란티스)' 공사현장. 팜 주메이라 최상단부에 43층 높이의 특급호텔 1개동과 고급 레지던스 1개동을 짓는 프로젝트다. 규모는 대지면적 17만5089㎡, 연면적 36만500㎡에 달한다. 크고 작은 수영장만 170개가 들어간다.

'로열아틀란티스' 건설 현장. 스카이브리지를 연결하기 위해 들어올리는 모습.© 뉴스1
'로열아틀란티스' 건설 현장. 스카이브리지를 연결하기 위해 들어올리는 모습.© 뉴스1

◇화려한 외관 만큼 까다로운 공정…한 치의 오차 없는 완벽 시공
쌍용건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명성을 크게 얻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 관광 명소가 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2010년 완공)이 쌍용건설의 작품이다. 건물 최상부에 배를 띄운 듯한 인상적인 디자인으로 단숨에 세계 랜드마크 건축물로 등극했다.

쌍용건설은 두바이에서 '로열아틀란티스'를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랜드마크로 지어달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경제적으로 급성장한 중동 국가들은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총성 없는 건축 전쟁을 벌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2015년 벨기에의 베식스(Besix)와 합작사(지분율 50대 50)를 세워 '로열아틀란티스' 공사를 수주했다. 공사 규모는 8억4000만달러다. 베식스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지은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지만, 로열아틀란티스의 공사는 쌍용건설이 주관한다. 마리나베이샌즈 등 랜드마크 시공실적과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미 두바이에서도 2000년대 초반 주메이라 타워 호텔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 등 당시 두바이 3대 호텔 중 2곳을 지은 경험이 있다.

'로열아틀린티스'의 전체적인 외관은 'S'자를 눕힌 형태로, 레고 블록을 쌓은 듯 층별로 들쑥날쑥하게 만들어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호텔과 레지던스는 스카이브리지로 연결된다. 그 위에는 대형 루프탑 수영장이 조성된다. 2016년 착공해 올 6월 말 기준 공정률은 50%를 넘어섰다. 골조 공사는 거의 끝난 상태로 내·외장 공사 등이 남았다. 내년 6월 말 완공 예정이다. 레지던스는 이미 분양 중인데 분양가가 12억원에서 120억원을 웃돈다.

한 소장은 호텔과 레지던스를 잇는 스카이브리지 연결 작업을 가장 기억에 남는 '난(難)공사'로 꼽았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아이디어를 딴 것이다. 무려 무게 1500톤에 달하는 메인 브리지를 지상에서 50m가량 들어 올려 두 건물을 연결하는 작업이었다.

한승표 현장소장은 "브리지를 들어 올릴 때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허용 오차가 단 25㎜에 불과한 정교함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다"며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택해 무려 8시간에 걸쳐 브리지를 들어 올려 두 건물에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 현장이다보니 참여 근로자만 1만명이 넘는다. 여러 국적의 사람이 모이다 보니 사용 언어도 아랍어는 물론 한국어, 영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등 다양하다. 하지만 지난 3년여의 공사 기간 단 한 차례 사고나 민원 없이 안전하게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5월 말 기준 무재해 3200만시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한 소장은 "근로자가 많은 만큼 안전, 휴식, 인력 배치 등 신경 써야 할 문제도 많다"며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미팅을 통해 소통을 늘리면서 문제를 예방하고 부족한 것들을 채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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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건축 기술력·ICD 든든한 후원…두바이, 쌍용건설 해외 거점

쌍용건설은 지난 2015년 두바이 투자청(ICD)을 최대 주주로 맞아들이면서 해외시장에서 또 한 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바이 '로열아틀란티스' 수주 역시 ICD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세계적인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을 인수한 이유는 회사가 지닌 고급건축 기술력 때문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비롯해 두바이 내 대표적인 초고층 건물인 주메이라타워, 그랜드 하얏트 두바이 등을 시공한 경험을 높이 산 것이다. 기술력과 ICD의 관심과 지원을 등에 업고 쌍용건설은 2015년 13년 만에 두바이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었다.

이상엽 쌍용건설 두바이 지사장은 두바이에서 쌍용건설의 시공력이 누적된 결과물들을 통해 인정받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2017년 지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그랜드 하얏트 두바이 프로젝트에 실무자로 직접 참여한 건축 전문가다.

이 지사장은 "그랜드 하얏트 두바이는 초특급 호텔이 늘어선 두바이에서도 여전히 최고급 호텔로 꼽힌다"며 "지은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극히 일부분만 리모델링할 정도로 아직도 새것같이 잘 지어진 작품"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쌍용건설은 두바이 지사를 싱가포르 등과 함께 해외 거점으로 삼고 있다. 한국 직원 50여 명이 상주하며 로열아틀란티스 프로젝트 등 두바이 현지 프로젝트 7곳을 관리하고 있다. 이곳을 거점으로 선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장은 "두바이 시장 재진출 이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해를 높였고 인력, 자재, 장비 등 인프라도 확충해나가고 있다"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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