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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0만원 탕진하라고?"…스마일게이트 게임 '에픽세븐'에 무슨 일이

데이터 조작 논란으로 시작…과금·운영 논란으로 번져
8시간 마라톤 간담회에도 '1320만원' 논란에 사용자 '분노'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019-07-16 18:15 송고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에픽세븐'이 사용자 홀대 논란에 휩싸였다. © News1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에픽세븐'이 사용자 홀대 논란에 휩싸였다. © News1

국내 주요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에픽세븐' 사용자들이 단단히 뿔났다. 메모리 변조 프로그램으로 게임 데이터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시작된 논란은 확률형 아이템, 과금 구조 등 게임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문제 제기를 넘어 회사가 의도적으로 사용자들을 푸대접한다는 감정적인 분노에까지 이른 상황이다. 지난 7월 초 한 사용자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지난해 매출 7732억원을 올린 대형 게임사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에픽세븐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서비스사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경기 성남시 판교W스퀘어에서 사용자 간담회를 열어 데이터 조작 논란 및 미흡한 대처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에픽세븐 논란은 지난 7월 초 한 사용자가 메모리 변조 프로그램 '치트오매틱'으로 게임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치트오매틱은 22년전인 지난 1997년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사용자들은 2018년 출시된 게임이 지금 기준으론 초보적인 수준의 해킹 툴에 뚫렸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문제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스마일게이트가 올린 사과문이 오히려 불을 지폈다. 지난 4일 올라온 사과문의 "불량사용자로 제재를 당한 뒤 이에 대한 불만을 품고 악의적인 게시물을 올리는 소수의 사용자분들이 있다", "이렇게 유포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등의 부분이 문제가 됐다. 보안 문제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조차 악의적인 사용자로 몰고 간 것이다.
결국 사용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사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간담회가 두 차례 연기 끝에 이날 오후 7시 열렸다. 간담회는 장장 8시간이 넘는 질의응답 끝에 다음날 새벽 3시쯤 마무리됐으나 사용자들의 불만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날 에픽세븐 운영진은 논란이 된 데이터 조작은 치트오매틱이 아니라 유료 위변조 APK(안드로이드 프로그램 실행 파일)를 사용한 것이며, 불법 해킹에 대해서는 선로깅(탐지), 후조치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데이터 조작 외에 확률형 아이템인 '월광 소환'의 낮은 확률, 환불 문제, 불성실한 소통 등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사용자들의 문의에 운영진은 "재검토하겠다", "노력하겠다" 수준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회당 33만원이 드는 캐릭터 뽑기 월광 소환을 40번하면 5성 캐릭터 하나를 랜덤으로 지급하겠다는 대목에서는 분노한 사용자들이 "당신이라면 월광 영웅 하나를 위해 1320만원을 쓰겠냐"고 성토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에픽세븐 공식 홈페이지에는 '1320만원'을 언급해가며 스마일게이트 운영진을 질책하는 글이 다수다. © 뉴스1
에픽세븐 공식 홈페이지에는 '1320만원'을 언급해가며 스마일게이트 운영진을 질책하는 글이 다수다. © 뉴스1

이는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된 간담회에 몰린 시청자 및 현장에 참석한 사용자들이 가장 분노한 대목이었다. 사용자들을 과금의 대상으로만 본다는 것이다.

해당 유튜브 생중계 동영상, 에픽세븐 공식 홈페이지 및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320만원을 언급하며 스마일게이트 측의 대응을 조롱하는 글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간담회 한 번 한 것으로 지난 1년간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불만을 한 번에 누그러트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게시판의 분위기는 앞으로 사용자들과 접점을 늘리면서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8월말 에픽세븐의 출시 1주년을 기념해 다시 한번 사용자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용자 간 분위기가 아직 긍정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으나 그전에는 다소 험악한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며 "새벽 3시까지 간담회를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노력한 것을 사용자들이 알아봐줬고, 내부적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에픽세븐은 지난주 대비 41위 하락한 97위에 머무르고 있다.


p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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