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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칼레의 기적'…K3 화성FC, 1부 경남 잡고 FA컵 4강

K3리그 사상 최초 FA컵 준결승 쾌거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7-03 20:54 송고 | 2019-07-03 20:55 최종수정
K3리그 화성FC가 1부 경남FC를 잡고 FA컵 4강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K3리그 화성FC가 1부 경남FC를 잡고 FA컵 4강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해 참가, 그해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FA(축구협회)컵의 가장 큰 묘미는 하부리그 클럽이 상부리그 클럽을 꺾는 '반란'과 '이변'이다. 그래서 각국 FA컵이 펼쳐지는 시기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칼레의 기적'이다.

'칼레의 기적'이란 지난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 4부리그 소속의 아마추어 클럽 칼레가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것을 일컫는 말인데, '한국판 칼레의 기적'이 나왔다. 4부리그 겪인 K3리그의 화성FC가 최상위리그인 K리그1 경남FC를 제압하면서 2019년 FA컵 최대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화성FC가 3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의 'KEB하나은행 FA CUP' 8강에서 2-1로 꺾고 당당히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화성은 K3리그 역사상 첫 FA컵 4강 진출이라는 새 이정표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전부터 '김종부 더비'로 관심을 끌었던 매치업이다. 김 감독이 경남에 오기 전 지휘봉을 잡았던 팀이 바로 화성FC였다. 김 감독은 2014년 화성FC를 K3리그 정상으로 견인했고 이듬해에는 FA컵 16강까지 진출했다. 그때까지는 화성 클럽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그런데 올해 깨졌다.

아무래도 부담은 경남 쪽이 컸다. 1부리그 프로팀과 아마추어팀의 대결이라 '이겨도 본전' 느낌이 강했는데, 팀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경남은 최근 무려 14경기 무승(7무7패)이라는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반면 화성은 져도 잃을 것 없는 신나는 도전이었다. 때문에 경기 시작부터 과감하게 또 적극적으로 공격 비중을 높였다. 괜히 엉덩이를 뒤로 빼지 않았는데, 그 과감함 속에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과거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유병수가 큰 사고를 쳤다.

전반 19분 경남 페널티 에어리어 안 왼쪽에서 공을 잡은 유병수는 오른발로 슈팅하는 척 하다가 방향을 접어 수비수 3명의 움직임을 무너뜨린 뒤 왼발 슈팅으로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이변의 신호탄이었다.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경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세를 높였다.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당연히 무게중심을 앞으로 올려야했다. 화성이 그 공간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분 화성FC 문준호가 단독 드리블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이범수 손끝에 걸려 아쉽게 추가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그러나 불과 1분 뒤 스스로 만회했다.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문준호는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안으로 접어 들어간 뒤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 소위 '원더골'을 만들어냈다. 

2골이나 내준 경남의 마음이 급해졌다. 당연히 '닥공'을 이어나갔는데, 경남 입장에서는 그래도 그리 늦지 않은 후반 15분 만회골이 나왔다. 화성의 외국인 수비수 카를로스가 박스 안에서 수비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는 판단과 함께 경남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김승준이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더 뜨거워졌다.

경기 양상은 경남이 주도하고 화성이 공을 탈취하면 역습으로 나가는 형태였다. 만회골로 분위기가 경남 쪽으로 꽤 넘어갔으나 화성의 역습도 만만치 않았다. 무더운 날씨를 감안할 때 계속 두드리는 것도 괴로운 일이었다. 물론 막는 쪽도 마찬가지. 이젠 정신력 싸움이었다.

그러던 후반 35분 큰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후반 35분 경남 쪽에 또 한 번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화성 김학철 감독이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을 정도로 다소 애매한 판정이었는데, 행운의 여신은 화성 편을 들어줬다. 경남의 키커는 다시 김승준. 하지만 이번에는 이시환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흐름을 지켜냈다.

고비를 넘긴 화성FC는 남은 시간 경남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막아내며 2-1 스코어를 유지,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완성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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