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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 캐리 람은 이겼는데…시진핑은?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6-24 14:00 송고
16일 범인 인도법 철회를 주장하는 홍콩 시민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16일 범인 인도법 철회를 주장하는 홍콩 시민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홍콩의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중국으로 범인을 인도할 수 있는 ‘송환법’을 무기 연기시켰다. 그리고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과도 받아냈다. 그렇다면 베이징의 양보도 받아낼 수 있을까?

홍콩 시민들은 지난 9일과 16일 각각 100만 명과 200만 명이 모여 송환법 반대를 외쳤다. 이에 따라 홍콩 행정부는 송환법 무기 연기를 약속했다. 더 나아가 홍콩 행정부의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그러나 시민들은 람 행정장관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람 장관은 아직 퇴진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람 장관 정권은 이미 ‘식물 정권’ 상태에 빠졌다. 홍콩의 시민들이 람 장관이 하야할 때가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람 장관은 결국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홍콩의 시민들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양보도 끌어낼 수 있을까?
사실 이번 싸움은 홍콩 정청이 아니라 베이징과의 싸움이다. 람 장관은 베이징의 ‘꼭두각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이 이번에 일보 양보한 것은 선진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이 따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협상을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홍콩 카드를 무역협상에 사용할 기미를 보이자 베이징은 일보후퇴한 것이다.

사실 베이징은 홍콩을 무시할 수 있다. 선전이 홍콩만큼 커 홍콩을 대체할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일보후퇴 전략을 쓴 것이다.

이 고비를 넘기면 베이징은 홍콩에 다시 철권통치를 할 가능성이 크다. 홍콩의 중요성이 현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당시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의 20%에 달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3%에 불과하다. 홍콩 하나쯤 사라진다고 해서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오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현 정권은 개혁개방 이후 가장 권위주의적 정권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주석 임기제를 폐지해 종신집권의 길을 열어 놓는 등 일인독재를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 = 인민일보 트위터) © 뉴스1 자료 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 = 인민일보 트위터) © 뉴스1 자료 사진 

시 주석은 무역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등 상황이 개선되면 홍콩에 대한 철권통치를 다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콩 시민의 갈 갈이 아직 먼 것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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