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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늘어난 금통위…금리인하 늦어도 8월 가능성 높아졌다

7월 금리인하 의견 최소 2명 예고…美연준 이어 ECB도 추가 조치 시사
전문가들 "금통위 3분기 중 기준금리 내릴 듯" 대세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9-06-19 12:09 송고 | 2019-06-19 13:30 최종수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장내가 정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장내가 정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 부양을 위해 3분기(7~9월) 중 현행 연 1.75%인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금통위 7월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최소 2명일 것이 확실시되면서 늦어도 8월까지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여파로 미국 유럽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나 경기부양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것도 금통위의 3분기 중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채 금리 등 채권시장에선 이미 기준금리가 1회(25bp) 이상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18일 한은이 공개한 '2019년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사실상 2명이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표명한 조동철 위원 뿐만 아니라 신인석 위원으로 추정되는 한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으나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며 다음번 회의인 7월에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7월 18일 개최될 예정인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의견이 최소 2명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전례를 봐도 금리인하 또는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된 다음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변동된 경우가 절반에 가까웠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맡은 2014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인하 7회, 인상 4회, 동결 6회 등 총 17차례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나왔다. 이중 인하와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11차례 회의만 놓고 보면 그 다음 차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변동된 경우가 5차례였다. 인하 인상 소수의견 중 45%가 금리 변동의 '깜빡이' 역할을 했던 셈이다. 딱 1번 있었지만 소수의견이 2명 나왔을 때 그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바뀌었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4월 금통위원들의 정책구도는 매파(금융안정) 4명, 중립 1명, 비둘기파(성장둔화) 2명의 구도였다. 그러나 5월에는 비둘기 2명, 중립 3명, 매파 2명으로 구도가 변했다.
한은은 반도체 부진 등 경기침체를 반영해 7월에 올해 경제전망을 또다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이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모두 한은의 7월 수정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금의 연 2.5%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의 전망치 범위는 2.1%~2.4%였다.

게다가 전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사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한층 강해진 미국 연준에 이어 ECB까지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 금통위도 기존보다 통화완화쪽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드라기 총재 발언 이후 프랑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오스트리아 국채 10년물도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네덜란드 국채 10년물도 역대 최저 수준인 0.168%로 장을 마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완화적 행보를 시사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ECB까지 경기부양 조치를 시사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경쟁이 재점화됐다"며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통화완화 조치들을 취할 경우 당장 시중금리 레벨의 추가적인 하락과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8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조동철 위원 외에도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에 동조하는 1명의 위원이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구체화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ECB 총재의 금리인하 시사 발언과 5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사실상 2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존보다 (기준금리 인하)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된다"며 "시점도 4분기보다는 3분기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7월과 8월 중 언제 기준금리를 내릴지에 대해서는 미국 FOMC 결과를 지켜봐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동철 금통위원의 금리인하 소수의견과 함께 다른 위원 한명도 향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금융안정을 강조했던 매파성향 위원 중에서 경기둔화를 주목하는 의원이 늘어났다"며 "금통위 내 구도가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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