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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 정재형 "윤종신 새로운 도전, 멋있고 존경스러워"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19-06-10 06:00 송고
안테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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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10일 정규 5집 '아베크 피아노'(Avec Piano)로 돌아온다. 무려 9년 만의 새 앨범이다. 'Avec Piano'는 지난 2010년 발매된 정규 4집 '르 쁘띠 피아노'(Le Petit Piano)에 이은 또 하나의 피아노 연주곡 앨범으로 피아노를 중심으로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 퀄텟 등 다양한 악기들이 조화를 이룬다. 정재형은 이번 앨범에 원숙해진 감성과 과감한 시도를 담았다. 전작에 비해 다양성이 담긴 것이 귀 기울일 만한 점이다. 덕분에 색다른 매력을 지닌 음악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정재형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으로 작곡을 하고, 연주가들과 유려한 악기 연주로 표현해 완성한 곡들을 새 앨범에 오롯이 담았다. 이 앨범에서는 그의 섬세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정재형은 'Avec Piano' 작업에 대해 "고통스럽지만 행복했다"고 표현했다. 꾸준히 시간을 할애해 작업을 하고 악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힘들었지만, 음악인으로서는 그 과정도 좋았다고. 특히 완성된 앨범을 받았을 때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며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을 '애증'이라 말하기도 했다. 항상 아티스트이고 싶다는 정재형, 음악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행복한 그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안테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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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에 이어>
-최근 9년 만에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9'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10년을 안 채워서 다행이다.(웃음) 너무 떨렸다. 무대에 오르니 너무 감사하고 울컥하기도 하더라. 귀중한 시간이었고 행복했다.

-얼마 전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도 참여했다. 많이 떨었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내가 낯을 많이 가린다.(웃음) 공연을 할 때도 객석을 더 어둡게 해달라고 하는 편이다. 무대에 오르는 건 그만한 책임감이 있어야 하고,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하고 올라가는데 나도 모르는 환경에 노출되면 감정 조절이 안 돼 울컥하게 되더라. '스케치북'은 '불후의 명곡'과 녹화 장소가 같아서 늘 가던 곳인데도 들어가는 순간부터 미친 듯이 떨렸다. 산들, 김재환과 함께 녹화를 했는데, '불후'에서 만났던 친구들이라 (내가) 무대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어서 더 긴장했다.

-스스로 자유로운 음악인이라고 생각하나.

▶자유롭지 못하다. 음악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있다. 파리로 유학을 갔을 때도 겉으로는 자유로워 보였을지 모르지만 내겐 처절한 시간이었다. 공부하는 동안 휴가를 간 적이 없다. 공부와 일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다양한 걸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작업을 하다가 마음에 차지 않아 괴로울 때는 '이런 연주 음악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몇이나 되겠나'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런 부분에서는 자유로운 것 같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만들어진 '순정마초'는 아직도 대중에게 회자되는 곡이다.

▶진짜 잘 만든 곡이다.(웃음) 사실 오케스트라도 쓰고 스케일이 커서 '너무 어렵나, 이걸 하는 게 맞나' 생각했었는데 김태호 PD가 '이 곡 좋은데요'해서 낸 거다. 어렵고 힘든 멜로디인데 쉽게 들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음악인과 방송인 중에 어디에 더 가깝다고 보나.

▶둘 다 나라고 생각한다. 극과 극이다. 음악은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면, 방송은 (대중이) 그 음악들에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특히 '불후의 명곡'은 8년째 하고 있는데, 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는 좋은 가수들이 많아서 그런 것에 대한 애착도 갖고 있다.

-후배들을 육성해보고 싶진 않은지.

▶나는 누구를 키우진 못한다. 회사에 속한 아티스트가 짱인 것 같다.(웃음) 내 주변머리로는 사업을 하고 누구를 키우고 그런 건 안 된다. 아티스트로 살고 싶다. 그냥 안테나에 있는 정승환, 샘김, 이진아, 권진아 이 친구들을 마음으로 응원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나이가 들면 감각이 녹슨다는 느낌이 드는지 궁금하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사는데, 뮤지션으로서 나이가 드는 게 가혹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감각에 대한 것보다는 책임감이 커진다. '무슨 뮤지션이 책임감을 가져?' 할 수 있지만 그건 나에 대한 책임감이다. 보여주고자 하는 걸 정확하게 보여줘야 하는 게 무섭고 잔인할 때도 있다.

-윤종신이 오는 10월 방송 활동을 접고 음악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같은 음악인-방송인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를 어떻게 보고 있나.

▶ 정말 멋있고 존경스럽다. 며칠 전에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런 용기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동료들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듯하다. 새로운 곳에 가서 느끼는 감성은 다를 거고 절박함도 있을 것 같다. 요즘에는 어디에 있든 소통이 어렵진 않으니까. 진짜 멋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서 응원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공연을 많이 할 계획이다. 이번 앨범에 함께한 친구들이 음악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사람들이다. 이 친구들과 함께 작은 공연을 큰 공연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마음적으로 위로가 되는 음악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지켜봐 달라.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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