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학 시인© 뉴스1 |
이 시집에는 ‘반달과 길을 가다’를 비롯해 ‘비밀 정원에서 한때’ ‘뜰 앞에 잣나무’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춘천에서 쓰다’ ‘참회’ 등 모두 72편의 시가 실렸다.서 시인은 2014년 ‘위장관 기질 종양’이란 희귀성 암 수술을 받았다. 시집 속의 시들은 대부분 투병하면서 쓴 작품들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시전문지 ‘시와 경계’ 특집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잠깐이나마 서게 되자. 국면이 바뀌게 되었다. 그동안 살아온 생에 대해 반성과 회한이, 그리고 남은 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됐다. 아스라한 영역에 서자 나와 주위 사람들과, 사물과 세계와의 관계에 교감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삶과 죽음의 그 아스라한 경계에서 만난 사물들, 삶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이번 시집의 제목으로 잡은 ‘반달과 길을 가다’라는 작품이다.저물 무렵 길을 나서다./멀고도 가까운 길을 달과 함께 가다./언젠가의 초승달, 엊그제의 보름달/오늘은 반달과 함께 가다./절반의 쪽진 얼굴, 절반의 미소, 절반의 말言들/알 것 같기도 하고, 아는 것 같기도 하고/아는 사람 같기도 한 그와 같이 길을 가다./절반의 기쁨, 절반의 사랑, 절반의 희망/그러나 딱 둘로 나눌 수 없는 기쁨과 슬픔이여(‘반달과 길을 가다’ 부분)
서정학 시인 세번 째 시집 ‘반달과 길을 가다’(북인 刊)표지 © 뉴스1 |
서 시인은 1986년 ‘심상’ 신인상과 ‘세계의 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첫 시집 ‘말의 나라’(1993년)와 두 번째 시집 ‘죽산에 이르는 길’(2002년)을 출간했다. ‘큰시’ ‘문학마당’ 동인으로 활동했고, 현재 두원공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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