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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된 '괘씸죄' 때문에…美정부 'IT공룡 때리기' 나섰다

독점·정보유출·의회 무시…美 정계에 불만 쌓여
대통령·공화당은 '진보적 성향' IT기업들에 불만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9-06-04 15:21 송고
 © AFP=뉴스1
 © AFP=뉴스1

미국 정부 및 규제당국, 그리고 의회까지 아마존·애플·페이스북·구글 등 막대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정보기술(IT) 공룡들을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수년간 시장 독점과 정보 유출 등의 비난을 받아온 이들 기업이 최대한으로는 해체되는 것까지도 논의될 전망. 해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범위 제한 등 최소한 IT 산업 전반의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의 양대 독점금지법 규제기관인 연방통신위원회(FTC)와 법무부는 이들 4개 기업에 대한 감독권을 양분해 독점 관련 조사를 준비 중이다.

미 하원 법사위에서는 디지털 시장 경쟁 상황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다수의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양당 의원 모두는 IT 공룡들의 막대한 지배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정부 기관들의 역할 분담은 단순히 업무 중복을 막기 위한 절차상의 문제일 수 있지만 '총공세'에 나서기 위한 준비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IT 산업에 대한 '분할과 정복'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이런 기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이 매우 독점적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에는 백악관이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에서 검열당한 사례를 모으는 온라인 양식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운다"면서 "온라인 상에서 정치적 편견으로 인해 검열당하거나 묵살당했다고 느낀다면 알려달라"고 공고했다. 

'IT 공룡 때리기'에는 양당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상황은 더욱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2020년 대선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그간 선거운동에서 IT 공룡들의 해체를 주장해왔다.

지난 2일에는 구글에 관련된 학술지 링크를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구글은 너무 많은 힘을 가졌다. 그들은 자신의 힘을 소상인들에 피해를 입히고 혁신을 억제하는 데, 그리고 우리 모두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데 쓰고 있다.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했다.

공화당도 그간 진보 성향을 보여온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IT기업들을 좀더 면밀하게 조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사건건 대립해온 민주, 공화 양당은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힘을 합치기도 했다. 리처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의원과 조쉬 하울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FTC에 보내는 서한을 공동작성했다. 수십억달러보다 더 많은 벌금을 페이스북에 물려야 한다는 강경한 내용이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 대선 때 영국의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에 8700여명에 달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아 왔다. 이로 인해 30억~50억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 의원들은 이것이 너무 적으니 더 내게 하라고 주장했다.   

게리 리백 반독점 전문 변호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IT 기업들을 향한 분노심이 언젠가부터 워싱턴 정가에 쌓여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 분노에 불을 댕기지 않았다 하더라고 이는 언제라도 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래리 페이지 CEO는 지난해 9월 상원 청문회에 모두 불참해 분노를 샀다. 당시 사건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이들 IT업체들이 의회의 공권력을 압도한 사례로 간주됐다. 

'IT공룡 때리기'는 그간 쌓여온 괘씸죄와 2020년 대선 정국과 맞물려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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