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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거장 르빠주 "강렬함 없다면 연극보다 차라리 넷플릭스 보라"

출연·연출작 887 국내초연…5월29일~6월2일 LG 아트센터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9-05-27 16:09 송고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제공LG아트센터)© 뉴스1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제공LG아트센터)© 뉴스1

세계적인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Robert Lepage, 62)가 연극의 변별점으로 관객의 삶을 한순간에 바꿔놓을 만한 강렬함을 꼽았다. 그는 직접 출연하는 연극 '887'을 국내 초연하기 위해 내한했다.

르빠주는 27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캐나다 사관에서 "연극은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강렬한 경험이 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887은 기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작품"이라며 "기억의 의학·과학적 측면뿐 아니라 기억의 모든 것을 다룬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르빠주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캐나다 퀘벡시 머레이가 887번지에 얽힌 이야기다.

르빠주는 "1960년대는 프랑스 문화권의 퀘벡이 정치적, 문화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은 시기"라며 "퀘벡에 살았던 나와 가족에게도 격동의 시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극 '887'은 오는 29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한다.

이 작품은 무대가 회전한다. 현재의 집, 어린 시절의 아파트 등 여러 가지 공간으로 변신하는 회전 세트와 아기자기한 미니어처 모형들을 적극 활용한다.

르빠주는 "이번 작품은 기술들을 간소하고 시적인 형태로 테크놀로지를 사용했다"며 "첨단기술을 사용하지만 인형극과 비슷한 모습을 띠고 이유는 무대에 다양한 미니어처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낸시 시내트라의 '뱅뱅', 서프 뮤직 등 팝음악도 이번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르빠주는 "60년대 분위기를 끌어내려고 팝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며 "음악은 내 기억을 작동하게 하는 장치로 등장한다"고도 말했다.

연극 '887' 공연장면(LG아트센터 제공)© 뉴스1
연극 '887' 공연장면(LG아트센터 제공)© 뉴스1

르빠주는 자전적 소재를 다룬 '887'에 직접 출연한다. 그는 뇌에 저장된 기억의 완전성에 의문을 던지며 극을 이끌어간다.

그는 "작품 제목은 어릴 때 살았던 동네의 주소에서 따온 것"이라며 어린 시절을 보낸 작은 아파트 건물은 퀘벡시티 머레이가 887번지에 아직도 자리잡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로베르 르빠주는 첨단 기계장치를 이용한 착시와 환상적 효과를 통해 연극의 표현 영역을 넓혀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비롯해 유럽연극상, 글렌 굴드상 등을 받았다.

그는 1992년 북미 출신 연출가 가운데 최초로 영국 로얄내셔널씨어터에서 '한여름밤의 꿈'을 연출했다. 또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태양의서커스도 르빠주에게 작품을 의뢰한 바 있다.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제공LG아트센터)© 뉴스1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제공LG아트센터)© 뉴스1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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