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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行 고집한 조국 "文 목메게 한 건 내 잘못"…개헌을 다시 들다

17~19일 페북에 5·18 관련 글 올려…'깊은 책임감' 뿌리
文대통령, 5·18개헌 의지에…총선 전후 개헌안 재부상 눈길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19-05-19 13:23 송고 | 2019-05-19 20:31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9.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수 박강수씨, 81명의 일반시민들, 또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선 60만명의 시민들이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영상을 각각 올렸다.

다음날인 5·18 당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 전문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각각 페북에 걸었다.

조 수석은 이어서 또 글을 남겼다. 그는 18일 문 대통령이 5·18기념사를 읽다가 울컥해 10여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하면서 "나 역시 목이 메고 콧등이 찡하여 입술을 깨물었다"고 했다. 이어 "5·18 폄훼, 망발(妄發)을 일삼는 자들, 정략적 목적과 이익을 위하여 그런 악행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며 이용하는 자들에게 이하 말을 보낸다"며 2002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에 나온 대사를 인용했다. "우리 사람 되기 힘들어도 괴물이 되진 말자"는 대사다.

19일에도 조 수석은 페북에 글을 썼다. 2018년 3월 문 대통령 명의로 발의된 개헌안 전문(前文)과 현행 헌법 전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역사관과 국정철학이 압축되어 있다. 변화된 부분을 중심으로 비교 독해를 권한다. 헌법 전문은 민주공화국의 선취(先取)된 미래이기에"라고 했다. 문 대통령 명의로 발의된 개헌안 전문의 핵심은 현행 헌법에 적시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를 '4·19혁명'으로 적는 한편 이를 시작으로 해당 부분을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수정한 데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2019.2.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헌법 전문에 5·18정신의 계승을 명시하는 개헌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광주 5·18과 관련해 폄훼 또는 모독하는 언행들에 대해 엄벌에 처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실제 문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만들었고, 조 수석은 2018년 3월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에 걸쳐 개헌안을 언론에 설명했다. 26일에는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하지만 5월24일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이 됐다. 불발된 것이다.

조 수석이 '페북 정치'를 애용하는 점을 감안해도 사흘에 걸쳐 5·18에 관한 글을 올린 점은 예사롭지 않다. 5·18을 둘러싼 각종 과제를 자신이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향후 반드시 해결해보겠다는 '깊은 책임감'이 뿌리가 됐다는 후문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조 수석이 이번 5·18기념식에 자발적으로 가겠다고 했다"며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명시하는 일부터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 등 5·18을 둘러싼 일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도 일부러 가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대통령 개헌안뿐만 아니라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선 5·18과 관련해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5·18 왜곡·비방·날조 금지 내용으로 개정 추진 중)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여야 추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불발) 등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전날(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를 통해 이 모든 것에 아직 강한 의지가 있음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5·18 부정과 모욕이 부끄럽다고 했고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지 못한 게 송구스럽다고 했다. 또 진상규명위를 하루속히 설치해야 한다면서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은 결론적으로 이런 문 대통령의 의지를 조 수석이 고스란히 받아든 것으로 수렴된다. 조 수석은 향후 5·18관련법 정비 등에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개헌이 다시금 촉발될지도 눈길을 끈다. 물론 문 대통령의 의지와 이를 받아든 조 수석의 각오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이번 정권내 개헌은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중론이긴 하다.

대통령 개헌안을 구상했던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5월14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번에는 (대통령 개헌안의 국회 통과가) 좀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국회에서 통과가 안된 것이지, 국민들의 개헌 의지가 있는 상황 속 국회에선 선거제도 문제가 주로 관심인 만큼 선거제도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총선을 전후해 개헌문제가 다시 부상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언급했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