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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대담으로' 文대통령, 소통방식 바꾼 배경은

'소통방식, 소극적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 우려도
靑 "집권 3년차 맞아 국정구상 깊이 있게 전달하려는 것"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19-05-09 16:40 송고 | 2019-05-09 16:46 최종수정
27일 오전 대전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18.5.27/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27일 오전 대전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18.5.27/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특집 대담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소통방식이 처음보다 다소 소극적으로 바뀌었고 앞으로 그렇게 바뀌는 게 아니냐는 궁금증이자 우려에서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간 대통령이 다수의 기자들과 만나는 방식 등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대담 형식을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집권 3년차를 맞아 진중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고심 끝 결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10일 취임한 후, 이른바 '각본없는 기자회견'만 세 차례 가졌다. 또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을 포함해, 직접 연단에 서서 언론브리핑을 가진 것만 해도 다섯차례에 이른다. 기자회견의 경우,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2018 신년기자회견, 2019 신년기자회견이 있었고 취임 1주년땐 별도 회견없이 청와대 인근 주민들과 당일 저녁 청와대 녹지원에서 음악회를 감상했다.

언론브리핑은 자신의 공언을 지킨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따라 취임일인 2017년 5월10일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인사발표를 시작으로 2018년 5월27일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춘추관), 같은 해 9월20일 평양남북정상회담 결과 대국민보고(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프레스센터) 등을 직접 했다.

이런 가운데 취임 2주년을 맞아 청와대 참모진들 또한 어떤 형식으로 또 한 번 대국민소통을 해야할지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각본없는 기자회견'의 경우, 오래 전부터 '파격적인 형식임은 분명하지만 대통령의 생각을 깊이 있게 국민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선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無)각본 속 취재진의 질문이 주요사안에 몰리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고심 끝에 결정된 게 대담이었다. 3년차 국정구상을 진중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찾다보니 '일대일 대담' 형식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후에도 일대일 대담 속 다수의 국민패널이 함께 자리할지, 또는 전문가 패널이 자리할지, 사회자는 어떤 인사가 적합할지 등 구체적 형식이 수없이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일대일 대담 형식이 완전히 확정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친 건 '대통령이 지금까지 어떤 형식을 통해 자신의 구상을 가장 잘 밝혔는지'로 맞춰졌다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영국BBC 등 외신들과 여러 차례 일대일 대담 형식의 인터뷰를 가졌었고 이때 자신의 외교·안보구상 등을 상세히 밝혔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순방 당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 상당히 만족했었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기자들 앞에서 열린 방식으로 각본 없는 기자회견에 임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1대1 대담 형식은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이 위주가 되기 쉽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한편 앞서 역대 대통령들도 이번 대담과 비슷한 형식의 인터뷰를 한 전례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9월 MBC '시사매거진 2580'(엄기영·김은혜 앵커 진행), 또 2006년 9월 시민논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손석희 당시 MBC앵커와 '100분 토론' 특집으로 대담을 나눈 적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에 출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던 2017년 1월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규재TV'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한편에선 청와대가 국내 여러 방송사 중 KBS를 택한 배경에도 눈길이 쏠린다. 청와대는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다른 방송사들을 택하는 것보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부분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후, 국내언론 인터뷰는 이날이 처음이지만 앞서 문 대통령은 추석연휴였던 지난 2017년 10월2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해 귀향객들에게 교통상황을 전하는 등 한가위 귀성길 인사를 한 바 있다. 교통방송 또한 국내 공영방송사 중 하나로, 서울시에서 운영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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