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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투자로드맵까지 흔들…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지연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투자 지연, 삼성전자 QLED 주력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9-05-10 07:00 송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19.4.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19.4.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적자 수렁에 빠진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로드맵이 흔들리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듯 했으나, 불확실한 시장상황에 경영실적까지 추락하면서 투자결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투자 결정이 지연됐다. 당초 2021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8세대 QD-OLED 양산 전환투자를 계획했지만, 투자 결정이 혼선을 빚으면서 양산시점이 2021년 말 혹은 2022년 초로 늦어질 전망이다. 월 30만장 규모로 잡았던 QD-OLED 파일럿 양산도 내년 1분기에서 3분기로 미뤄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기 월 30만장 규모로 양산을 시작하고, 추후 8세대 팹의 캐파(CAPA·생산능력)를 모두 전환해 QD-OLED를 월 90만장 규모로 늘릴 계획이었다. LCD 수익성 악화로 경쟁력을 상실한 대형 패널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당초 계획보다 QD-OLED 양산을 서둘렀지만, 결국 최종 의사결정이 지연됐다.
QD-OLED는 청색 OLED에 적색과 녹색을 수명이 긴 무기물인 퀀텀닷 컬러필터로 구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가 상용화한 화이트OLED(WOLED) 방식보다 색 재현력이 높아 우위의 기술로 평가된다. 대형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에 밀려 고전한 만큼, 삼성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QD-OLED에 절치부심했다.

그러나 불확실한 시장과 수익성 확보에 대한 의문이 발목을 잡았다. 대형 OLED는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이 맞지만, 번인(burn-in)이 없는 완벽한 OLED 기술 확보에는 대규모 R&D(연구개발) 역량과 비용이 들어간다. 양산 수율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초대형 투자에 부담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개발 능력이 '변수'라고 보고 있다.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의지가 있더라도, 개발능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투자금을 투입해 캐파를 늘린다 해도, QD-OLED가 메인스트림 기술이 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높은 원가로 하이엔드급 TV에만 적용될 수밖에 없어, 선발주자인 LG 진영의 WOLED와 의미 있는 경쟁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019.2.1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019.2.1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LCD패널로 TV를 만드는 삼성전자의 TV사업과의 이견도 상당하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QD-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제품 적용에 대한 것은 아직 언급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WOLED로 TV를 만드는 LG전자와 소니 등 OLED 진영에 맞서 퀀텀닷 LCD인 'QLED TV'로 경쟁 중이다. 같은 프리미엄급이지만, 삼성의 QLED가 OLED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OLED TV의 높은 가격은 생산이 까다로운 OLED 패널이 비싸기 때문인데, 이에 반해 삼성의 퀀텀닷 LCD 패널은 OLED 대비 약 40% 저렴한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 TV사업 입장에서는 양산수율 확보가 불확실하고 가격이 비싼 QD-OLED 패널로 TV를 만들어 파는 일이 급하지 않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등 최고위층이 매번 "삼성전자는 QLED와 마이크로LED라는 투트랙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화질 등 기술 스펙 뿐 아니라 가격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기 때문에 현재 전략을 더 오래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29%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초반 우려가 있었던 QLED TV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

시장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IHS마킷은 QLED TV 판매량이 올해 417만1000대에서 내년 657만2000대, 2021년에는 847만2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같은 기간 OLED TV 판매량 전망치는 올해 340만대, 내년 600만대, 2021년 710만대로 증가하나 QLED TV에는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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