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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서 꽃핀 남북스포츠 교류, 현재는 주춤

[文정부 2년] 2020 도쿄 올림픽 단일팀 구성 논의 시급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9-05-08 10:54 송고
김일국 북한 체육상(왼쪽부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스위스 로잔 IOC본부에서 열린 남북한 올림픽참가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 AFP=News1
김일국 북한 체육상(왼쪽부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스위스 로잔 IOC본부에서 열린 남북한 올림픽참가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 AFP=News1

평창에서 꽃피운 남북 스포츠 교류는 최근들어 주춤하고 있다. 

지난 2018년은 남북 스포츠 교류의 기틀을 다진 기념비적인 해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다양한 종목으로 교류가 확대됐다. 5월초 여자 탁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이 구성됐고, 7월초에는 평양에서 통일농구대회가 15년만에 열렸다. 7월 중순에는 대전에서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해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이 탄생했다.
스포츠를 통해 화해의 물꼬를 트는 것을 시작으로 남북은 정상회담을 갖고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조정, 여자 농구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이 이루어졌고 카누 용선 여자 200m와 500m에서는 각각 동메달과 금메달이 나왔다. 국제 종합대회 남북 단일팀의 사상 첫 메달, 그리고 첫 금메달이었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남북은 체육회담을 통해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는 지난 2월 남북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만난 3자 회의에서 논의됐다. 이어 3월에는 IOC가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을 공식 승인했다.

거칠 것이 없던 남북 스포츠 교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등 북한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어수선해지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북측이 남북 스포츠 교류를 위한 무대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남측은 "4월부터 구체적인 단일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2월 IOC와 3자 회의 이후 남북의 스포츠 교류 관련 대화는 끊긴 상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몇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4개 종목 협회, 연맹 측에서는 "일단 기다리는 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종목은 여자하키, 조정, 유도, 여자농구 등 4개다. 그 중 여자하키는 오는 23일까지 국제하키연맹(FIH) 시리즈 파이널에 출전할 선수 엔트리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북측의 대답이 없으면 여자하키의 단일팀 구성은 무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으로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는 조정도 8월24일부터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야 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일단 대한조정협회는 지난 21일 선발전을 통해 남북 단일팀에 합류할 남측 선수들을 추려놓았다. 단, 단일팀이 출전할 세부 종목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 순위만을 정한 채 세부 종목이 결정되면 그에 맞춰 출전 선수도 확정할 계획이다. 8월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는 측면에서는 마냥 느긋한 상황도 아니다.

유도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유도선수권대회 단일팀 출전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북측이 항공 일정 등을 이유로 남측의 단일팀 제안을 거절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에 영향을 주는 포인트가 걸린 대회라는 점에서 아쉬운 결과다.

유도의 남북 단일팀은 혼성단체전에 출전할 것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혼성단체전 출전권은 일본에서 열리는 8월 세계유도선수권, 11월 그랜드슬램대회에 걸려 있다. 개인별 랭킹포인트를 획득해야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여자농구는 9월에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이 올림픽 본선 티켓 경쟁의 시작이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계속해서 북측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진전은 없다. 국제정세에 큰 변화가 없는 한 북측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평창에서 그랬듯 상황 변화에 따라 스포츠 교류또한 다시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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