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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우울' 코스닥은 '반짝'

[文정부 2년]증시성적표 前정부와 비교하니...코스피 4.5% 내려 꼴지에서 두번째
코스닥은 18.4% 올라 상위 두번째..."세제개편 긍정…규제완화·혁신자본공급 숙제"

(서울=뉴스1) 전민 기자, 박응진 기자 | 2019-05-07 06:10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3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30/뉴스1

문재인 정부 출범 2년간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4.5% 하락해 역대 정부 중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이명박 정부에 이어 등락률이 두번째로 낮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이 코스피 하락의 주된 요인이었다. 올해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역성장(-0.3%)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 등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사이 코스닥 지수는 18.4% 상승해 김대중 정부 다음으로 등락률이 높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기업들의 부상과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바이오주 강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중 증권거래세 등 시장 관련 세제 개편에 나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규제 완화, 혁신자본 공급 기능 강화 등은 향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 문재인 정부 2년…코스피는 4.5% 하락 vs 코스닥은 18.4% 상승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017년 5월10일(2292.76)과 지난 3일(2196.32) 약 2년 사이 코스피 지수를 비교하면 4.2% 하락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 이후 2년간 등락률과 비교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4.3% 하락한 이명박 정부(1686.45→1612.83)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역대 정부 중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 출범한 김대중 정부의 취임 2년간 코스피 상승률이 60.35%(540.89→867.37)로 가장 높았다. 노무현 정부의 경우도 60.10%(616.29→987.1)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김영삼 정부(32.70%), 노태우 정부(28.69%) 순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코스피 지수가 취임 2년 사이에 2.1% 내렸다.

코스피 지수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기업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의 영향을 받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사상 처음으로 260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급락세를 보이며 올해초에 2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다행히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미·중 무역분쟁 해결 기대감 등으로 올해들어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코스피와는 정반대로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사이 코스닥 지수는 18.4% 올랐다. 코스닥 상승률은 2000년 초 닷컴 버블로 168.8%나 급등했던 김대중 정부 다음으로 높았다. 이어 박근혜 정부(17.59%), 노무현 정부(0.86%) 순이었으며 이명박 정부 때는 코스닥 지수가 2년 사이에 21.29%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경기 부진 우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이슈 등으로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이내 7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에는 글로벌 경기 우려 등 외적인 요인과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개혁 의지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 등이 반영된 듯하다"며 "반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과 4차 산업과 같은 상징성 있는 테마주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면서 코스닥이 대형주가 많이 포함된 코스피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의 일환으로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 혁신기업 육성책 등이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증권거래세 인하 "잘했다"..."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의 특성상 한국 증시는 정부 정책보다는 글로벌 경기흐름 등 외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환경, 수출 환경 등이 크게 변하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해 한국 산업을 보호하고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의 투자 부진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다"면서 "추경 등 정부투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의 투자를 이끌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산업계에 대한 지원보다는 규제 요인이 더 많았다는 점이 아쉬웠다"면서 "최근 수출 교역 요건이 좋지 않게 바뀌고 대외적인 규제 압력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우리 산업의 방어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관련 정책 중에서는 증권거래세를 비롯한 세제개편을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꼽았다. 향후 정부가 추구해야할 과제로는 '규제 완화'와 '코스닥의 혁신 자본 공급 역할 확대' 등을 꼽았다.

정부는 오는 6월3일부터 상장주식에 대한 거래세를 현행보다 0.05%포인트 인하한다. 이외에도 금융상품별 투자손익을 합쳐서 계산해 세금을 매기고 투자 손실을 이월해 양도소득세를 공제해주는 방안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거래세 인하에 나선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평가한다"면서 "금융시장의 진입장벽 완화, 산업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도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또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산업규제는 전반적으로 외국에 비해 강하다"면서 "조금 더 과감하고 신속한 산업규제, 금융규제 완화로 4차 산업 시대를 맞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준 센터장도 "미국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같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주식들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통적인 제조업이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코스닥이 나스닥과 같은 혁신 자본 공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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