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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쿠바가 뺏은 재산 보상"…헬름스버튼법 첫 소송

산티아고 항구와 아바나 부두 사용한 미 크루즈 기업 피소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9-05-03 04:07 송고 | 2019-05-03 04:11 최종수정
헬름스버튼법에 의거해 미국의 크루즈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됐다. © AFP=뉴스1
헬름스버튼법에 의거해 미국의 크루즈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됐다. © AFP=뉴스1

미국이 쿠바에 경제 제재를 가하기 위해 되살린 '헬름스버튼법'(쿠바 자유민주화주의 연대법)에 의거해 두 남성이 미국 크루즈 기업을 상대로 2일(현지시간)소송을 제기했다.

미 외신들에 따르면 하비에르 가르시아 벵고케아와 미카엘 벤이라는 두 남성은 마이애미에 기반을 둔 기업인 카니발 크루즈 라인이 산티아고와 아바나의 항만 시설을 사용한 데 대한 수백만 달러의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쿠바에서 미국으로 귀화한 이들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자신의 가족들로부터 부당하게 이 시설들을 압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니발은 우리에게서 훔친 자산으로부터 처음으로 이득을 얻은 크루즈라인"이라며 "헬름스버튼법 하에서 첫 소송을 당하는 불명예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각 산티아고 데 쿠바의 항구와 아바나 부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벤은 "1960년대에 카스트로 형제와 그의 공산당 친구들이 우리 할아버지의 재산을 훔쳤다"면서 "우리는 마침내 60년 후에 정의를 찾았다"고 말했다.

헬름스버튼법은 미국 외 다른 나라 기업이 쿠바와 거래하는 것을 처벌해, 카스트로 정권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하지만 EU와 캐나다 등 자국 기업의 손해를 우려하는 나라들의 반발로 1997년부터 효력이 중단됐다가 이날부터 다시 발효됐다.
헬름스버튼법에는 귀화한 쿠바인을 포함해 쿠바 공산혁명 당시 정권에 재산을 압류당한 미국인이 자국 내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쿠바에서 압수된 재산과 연루된 사업을 하는 외국기업이 피소를 당할 위험이 높지만 공교롭게도 첫 피고는 미국 기업이 됐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5월2일부터 이 법을 다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쿠바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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