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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이사람]① '개콘' 안일권, '싸움 서열 1위'로 유튜브 간 이유(인터뷰)

(일산=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4-30 09:00 송고 | 2019-04-30 09:13 최종수정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창열 김종국 내가 예전에 한번 싸워봤어."

손짓 한 번에 연예계 소문난 싸움 실력자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날아갔던 일화를 그는 최대한 겸손하고 덤덤하게(?) 자랑한다.
유튜브 안에 '안일권 세계관'이 만들어졌다. 지난 2006년 KBS 21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한 안일권(40)은 지난해 유튜브에 '일권아 놀자' 채널을 개설했다.

그 안에서 그는 자타 공인 '연예계 싸움 서열' 1위다. 김종국과 강호동은 봐줬고, 김창열을 제압했다는 그의 '뻔뻔한' 무용담에 네티즌들은 열광한다. 물론 김창열과 김종국을 실제로 만나면 바로 꼬리를 내린다. 하지만 팬들은 열광한다. 안일권의 개그에 오히려 '역시 인간을 상대하지 않는 신급 실력'이라며 한 발 나아간 댓글을 달고 있다. 강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고, 혼자 있을 땐 누구보다 강한 허세가 가득한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내 주위에도 이런 사람있다"면서 공감한다.

안일권과 네티즌들이 주거니 받거니 만들고 있는 '안일권 세계관'은 '날것의' 재미로 유명해지면서, 유튜브 시작 1년만에 구독자수 12만명을 돌파했다.

안일권을 만나 물었다. 요즘 그는 무엇을 하고 살고 있는지, 방송 생활을 잘 하다가 왜 유튜브로 갔는지, 그리고 김종국 김창열과의 만남은 어땠는지.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요즘 어떻게 지내나.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고, 1인 채널을 열어서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다 재미있다. 쫓기지도 않고, 지나치게 힘들지도 않다.

-비교적 예전보다는 방송과 멀어졌지만 조바심은 안 나나.

▶조바심은 아예 없어졌다. 오히려 요즘에 시간이 없어서 방송 섭외에 응하지 못 한 적도 있다. 언젠가부터는 내가 방송을 놓치더라도 성급하게 쫓아다니지는 말자는 생각도 했다.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계기가 있었나.

▶친한 지인이 있는데, 늘 나에게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보라고 하더라.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해. 난 컴퓨터도 할 줄 모른다'라고 했다. 그만큼 계획 없이 갑자기 시작한 거다. 내가 취미로 복싱을 했는데, 그 지인이 복싱웨어 쇼핑몰을 했다. 복싱웨어를 협찬해주면서 홍보 영상을 찍자고 하더라. 알고 보니 그게 일종의 몰래카메라였고,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게 내 첫 유튜브 영상이 됐다. 그 친구가 나를 데뷔 시켜준 거다.(웃음)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반응은 어떻게 확인했나.

▶나는 페이스북은 안 하는데, 지인들이 페이스북에서 그 영상이 많이 화제가 됐다고 하더라. 내 유튜브 영상으로 기사도 나왔다고 했다. 정말 이 자리를 빌려, 영상을 제안해준 친구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웃음) 그런데 내가 그 영상이 대박났다고 해서 바로 영상을 많이 올린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내 채널을 내버려뒀다. 한달 정도 지나서 다음 영상을 올린 것 같다.(웃음) 내 첫 영상을 만들어준 친구가 영상편집도 할 줄 아는데, 앞으로 내 영상을 편집해준다고 꼭 해보라고 하더라. 나에게 시간을 투자해준 거다. 유튜브는 너무 A급이어도, 너무 C급이어도 안 된다. 적당한 선의 B급이 있는데 나는 아무런 콘셉트도 잡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그걸 그 친구가 B급 개그처럼 재미있게 편집해준 거다.

-그때부터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눈에 들어왔겠다.

▶이 친구들(네티즌)이 나를 '일권이형'이라고 부르더라. '이런 형 있었으면 좋겠다' '소주 한 잔 마시고 싶은 형이다'라고 하더라. 다른 거 필요없이 나를 편하게 형처럼 대해준다. 너무 고마워서 이벤트를 하려고 해도, 그런 거 안 줘도 재미있는 영상이나 계속 올려달라고 한다. 내 '찌질'한 캐릭터를 좋아해주더라. 나한테 이런 세계를 알려준 친구(지인)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고 하고 싶다. 그 친구도 수익을 기대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유튜브로 돈을 벌면 꼭 이 친구에게 일정 부분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시작하고 3개월만에 바로 수익이 꽤 나서, 편집해주는 친구에게 주고 있다.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취미로 시작한 유튜브, 지금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나.

▶처음에는 본업으로 시작한 것은 아닌데, 이것을 직업으로 생각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성공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다른 구독자 많은 크리에이터들에 비하면 별 거 아니다. 1년도 안 돼서 10만 구독을 찍었다 뿐이지, 내가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뜻은 아니다. 웃음을 주고, 소통하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먼저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동료 개그맨들이 많았다.

▶빠른 선택이었다고 본다. 나도 조금 더 빨리 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했지만 뭐 언제 시작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개그맨들이 많이 하고 있다고 해서 관심이 분산되는 것 같지는 않다.

-먼저 시작한 김대범 등 동료들과 서로 영상에 출연하거나 콘텐츠를 주고 받기도 하더라.

▶내가 구독자 많아질 줄 알고 숟가락을 얹은 것 같다.(웃음) 잘 되고 숟가락 얹었으면 파렴치한이겠지만, 적었을 때 했으니 (괜찮다). 한창 '일권아 놀자' 채널이 인기를 얻고 여기저기서 나를 많이 언급했다. 여기저기서 안일권이랑 붙었다고 하면서 싸움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웃음) 그러면 네티즌들이 '일권이형은 인간을 상대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정말 다들 개그감이 좋다.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방송을 안 하고 주로 유튜브 활동만 하는데.

▶어떤 댓글에서는 '개콘에서 잘렸다'는 내용도 있다. 그렇지는 않다. 잘린 적도 없고, 내가 안 한다고 하고 그만 둔 적도 없다. '개콘'에 다시 출연하기도 했는데, 공개코미디라는 것이 짧은 시간 코너를 위해서 일주일 내내 시간을 쏟아야 한다. 지금은 내가 다른 여러가지를 많이 하고 있으니, 도저히 방송에만 올인할 수가 없더라. 늘 '개콘'의 위기는 신인들이 극복해왔다. 신선한 개그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개콘'은 여러 후배들이 잘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고향과도 같은 곳이니 늘 잘 되기를 바란다. 방송활동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기회가 오면 할 생각이다.

-유튜브 활동 수입이 궁금하다. '개콘' 시절과 비교해보자면.

▶금액을 공개할 수는 없고, 밥은 먹고 산다.(웃음) '개콘' 때보다는 여유로워진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개콘' 때 부족하게 벌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교하자면 그때보다는 내가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더 많이 생겼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N이사람]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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