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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성추행 고소 방글라데시 여학생 화형 린치 사망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9-04-18 23:23 송고 | 2019-04-19 10:16 최종수정
누스랏 라피 (라피 가족 제공) © 뉴스1

방글라데시에서 교장의 성추행을 고소한 여학생이 보복 살해 당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학생은 다니던 학교 옥상에서 고소 취하를 요구하던 남성들이 석유를 뿌린 후 몸에 불을 붙여 참혹하게 살해됐다.

18일 BBC 방송에 따르면 올해 19세인 누스랏 자한 라피는 수도 다카에서 160㎞ 떨어진 소도시 페니에서 이슬람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지난달 27일 교장실에 불려간 그는 교장으로부터 수차례 추행을 당했다. 다행히 중간에 도망쳐 최악의 위기는 벗어날 수 있었다.

방글라데시 여성들의 경우 사회적 수치심에 추행과 같은 성범죄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라피는 달랐다. 가족들의 지지를 받아 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경찰들은 성피해자인 라피에게 공개된 장소서 진술을 받는가 하면 휴대폰으로 찍으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그에게 "괜찮다"며 얼굴을 보이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영상은 추후 지역 신문에 유출되기도 했다.

거리에서는 라피를 성토하는 집회들이 열리기도 했다. 작은 마을에서 라피는 피해자가 아닌 사회 규범을 해치는 가해자가 돼 있었다. 

지난 6일, 사건 발생 11일째인 이날 참극은 발생했다. 그는 마지막 시험을 치르기 위해 오빠와 학교로 향했다. 여동생의 신변을 우려해 동행했던 오빠는 교문앞서 제지돼 홀로 교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른 여학생의 꾐에 빠져 옥상에 올랐다. 위에는 부르카로 얼굴을 가린 일당 1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교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을 종용하다 라피가 말을 안 듣자 석유를 몸에 뿌리고 불 질렀다.

같은 학교 남학생 등이 낀 일당은 당초 자살로 위장할 셈이었다. 그러나 도망친 라피가 숨지기 전 증언하며 이들 가운데 7명이 경찰에 체포될 수 있었다.

그의 비참한 최후는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여권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분노를 표하는 가운데 그의 장례식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모여 고인을 애도했다. 


be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