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브렉시트 파문…英여왕 의회개원 연설 2년연속 연기?

총리실 "여왕 연설 특정 날짜 고정할 의무 없어"
메이, 여왕 연설 부결될 경우 총리직 더 위태로워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19-04-18 17:06 송고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지난 2017년 의회 개원 연설 © AFP=뉴스1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지난 2017년 의회 개원 연설 © AFP=뉴스1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여왕의 의회 개원 연설(Queen's speech)을 올해 말까지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정부의 입법 과제를 발표하는 여왕의 개원 연설 일정을 몇주 내에 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부 내 일부 관료들은 메이 총리가 새로운 입법 과제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여긴다. 즉, 총리가 여왕의 연설을 연기해 새로운 입법안들이 의회에서 논의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것. 현재 의회 내에는 브렉시트 관련 법안을 제외하고는 논의할 법안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여왕의 연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여왕의 연설을 특정 날짜에 고정할 의무는 없으며 여왕의 일정을 미룰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여왕의 개원 연설은 보통 매년 5~6월 중순쯤 가을 의회 회기 개막에 앞서 열린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의회가 브렉시트 논의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하기 위해 열리지 않았다. 대신 지난 2017년 회기 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

메이 총리가 여왕의 연설을 연기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브렉시트 합의안을 반대하는 보수당 내 강경파와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 등이 여왕의 연설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 회기 동안 처리할 입법 과제를 부결시키는 것이 되고, 이 때문에 정부에 대한 의회의 불신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를 가져와 총리직이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메이 총리는 연립정부 파트너인 DUP와 함께 의회 내 다수 의석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계속 부결되면서 현재 그의 입지 또한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의회에서 처리할 법안이 브렉시트 합의안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왕의 연설을 연기할 경우 하원의 격렬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노동당 하원의원은 "여왕의 연설을 거부하는 것은 헌법적인 분노를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한 가지 대안은 메이 총리가 연설에 참석해 보수당과 DUP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운 입법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내각의 한 관계자는 "총리가 각 부처에 동물 복지 혹은 전쟁터에서 군인들의 행동이 법적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등의 입법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