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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산업 위해 뛰다보니 남좋은 일한다는 소리듣죠"

[인터뷰]김영환 페이민트 대표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019-04-12 08:05 송고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가 8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4.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가 8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4.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핀테크 솔루션 기업 페이민트는 작지만 강한 회사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롯데그룹 '엘페이' 신세계그룹 'SSG페이' 등 여러 국내 대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페이민트 손으로 개발됐다. 지난 2014년 LG CNS의 결제솔루션 '엠페이'를 개발해 국내 최초로 금융감독원의 보안 가군 인증을 받으며 입소문을 탔다. 설립자 김영환 대표는 지난 2004년 모바일 인증사업에 뛰어들어 올해로 16년차인 보안 전문가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KT인베스트먼트와 포스코기술투자로부터 약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축배를 들 법도 하지만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기자를 만난 그는 단기간에 무리한 사업확장은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결제선생' '링크' 등 기존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는 게 먼저라는 것. "얼마든지 빨리 확장할 수 있지만 우리 솔루션을 잘 이해하는 사업자와 함께하고 싶어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결제선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쉽게 모바일 청구서를 발송할 수 있는 메시지 알림 결제서비스다. 고객은 알림톡 또는 문자로 청구서를 확인하고 매장 방문없이 즉시 수납할 수 있다. 현재 50여곳의 학원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올 하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학원 프랜차이즈와 제휴를 논의 중이다.

간편결제 기반 스마트오더 플랫폼 링크는 월 거래금액이 40억원을 넘는다. "연말까지 1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김 대표는 자신했다. 결제선생과 링크의 목적은 같다. 솔루션을 도입한 매장이 매출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궁극적으로는 매출이 늘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페이민트는 링크 가입 매장에 매출보고서를 제공한다.

페이민트의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및 밴(VAN)사 인가까지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게 김 대표의 계획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로 수수료 부담을 줄이려는 회사로서 자못 역설적이지만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가 8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4.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가 8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4.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다만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페이민트는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올해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개인신용정보를 제외한 금융정보는 외국 소재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금융위원회의 PG사 인가가 떨어진 사례는 없다.

김 대표는 "페이민트가 처음으로 금융위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가시밭길을 걸어놓으면 선례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만든 서류는 모두 공개해 차후 비슷한 사업자가 늘어나는 것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언뜻 들으면 시장에 경쟁자가 많아지길 바란다는 말같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페이민트 같은 회사가 200~300개는 생겨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입장이다. 신규 사업자가 계속 늘어나야 핀테크 산업이 전통 금융권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페이민트 설립 이래 정부, 공공기관 등이 주최하는 각종 간담회의 단골손님으로 규제 혁파를 강조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이다. 이 방안으로 소형 핀테크 기업으로 한정돼 있었던 오픈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참여대상이 모든 핀테크 결제사업자 및 은행으로 확대됐다.

큰 회사 좋은 일만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대승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기득권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의견이다. 불과 2~3년전까지는 금융위나 금융감독원 등 규제 담당자를 만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김 대표는 회상했다.

김 대표는 "공인인증서도 여론이 반대하니 폐지됐다. 페이민트 같은 회사가 200~300개는 있어야 여론이 바뀌고, 규제당국도 변할 것"이라며 "그 때문에 업계에서 '남 좋은 일하는 사람'으로 불린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전통 금융권이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가 계속 진입해야 좋은 시도가 누적되고, 핀테크 산업이 발전한다"며 "우리 서비스를 개선해 줄 경쟁자가 빨리 나타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p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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