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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뒷골목에서 탄생한 '패션거장' 폴 스미스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 주고파"

"9㎡ 매장에서 시작, 돈없어 호텔방에서 첫 쇼룸"
"출발은 작아도 성공할 수 있어"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9-04-08 17:37 송고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폴 스미스가 참석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폴 스미스가 참석했다. © 뉴스1/정혜민 기자

영국 노팅엄의 9제곱미터(㎡) 크기 작은 매장. 이 곳에서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폴 스미스'가 탄생했다. 폴 스미스(73)는 "처음에는 가게를 매일 열지 않았다"며 "밥 벌이가 안됐기 때문에 다른 생업을 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가장 영국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패션 거장' 폴 스미스가 8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오는 6월6일부터 8월25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전(展)을 직접 소개했다.
폴 스미스는 이번 전시를 "특히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전시회"라며 "출발은 작아도 어떻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젊은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전시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폴 스미스의 작품과 의상 등 1500점을 선보이는 동시에 그의 첫 매장을 그대로 재연한 공간도 마련했다.

그는 15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노팅엄의 의류 창고에서 심부름 일을 하고 밤에는 재단 수업을 들으며 패션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갔다. 노팅엄 뒷골목은 봉제상인과 재단소, 의류 소재와 도소매 상점들이 모여있었다. 동대문과 '닮은꼴'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은 폴 스미스의 디자인 철학과 인생을 되짚어보기에 더없이 적절한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폴 스미스는 대학에서 패션을 전문적으로 배운 '엘리트'가 아니다. 그는 "저는 대학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 아내 폴린은 집에서의 제 패션 선생님이었다"고 말했다. 첫 매장을 연 7년 뒤 처음 파리 패션위크를 찾았을 당시 쇼룸을 예약할 돈이 없어 자신의 호텔 방에서 첫 쇼를 선보인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젊은 디자이너들과 대학생들이 (이번 전시를) 찾아주면 좋겠다"며 "젊은 디자이너들이 제 전시를 보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옷이 너무 많이 유통되며 서로가 서로를 따라하기 바쁘고 개성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 스미스는 자신이 다른 디자이너들과 다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보통 패션 디자이너들은 트렌드를 많이 따라가는데 저는 좀 더 제 머리 속의 개성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 레이블(브랜드) 중에는 대기업에 합병되는 경우가 많아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통제되는 경우가 있다"며 "폴 스미스는 독립 브랜드이기 때문에 제가 저의 보스다. 이런 경우는 오늘날 세상에서 아주 희귀하다"고 덧붙였다.

폴 스미스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이 영감을 얻는 방법을 공유할 예정이다. 폴 스미스는 "특유의 스트라이프 패턴이 어떻게 영감을 얻었는지 (관련 자료들을) 갖다놨고 영감을 얻기 위해 빈티지 옷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어떻게 작업하고 영감을 얻는지 밝히기를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폴 스미스는 "영국의 패션스쿨에 한국 젊은이들이 많이 유학하고 있다"며 "패션 업계의 미래를 봤을 때 이런 국제적인 경험을 쌓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 이름에 대해서는 "패션 업계에는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겸손하게 나가는 것도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모두가 제 이름을 알지 못한다는 전제하에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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