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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개 20마리 사냥…北가족 체포

러 매체 "불법 도축 후 고기 내다 팔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9-04-05 18:17 송고 | 2019-04-10 14:50 최종수정
<자료사진> © AFP=뉴스1
<자료사진> © AFP=뉴스1

러시아에 파견돼 있는 북한 근로자 가족이 훔친 개를 도축해 현지 식당에 판매한 혐의로 당국에 붙잡혔다.

5일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지난달 31일 모스크바주 스투피노시에서 개 20여마리를 훔쳐 불법 도축해온 북한 국적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사람들은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자 부부와 그 아들까지 모두 3명이다.

최근 모스크바 각지에선 기르던 개를 도난당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개도둑'들의 덜미가 붙잡힌 건 지난달 25일 스투피노시의 한 카센터에서 차량 정비를 받느라 길가에 묶어놨던 개를 동양인 남녀가 훔쳐 차에 싣고 달아나는 모습이 현장에 있던 폐쇄회로(CC)TV에 찍히면서다.
카센터 주인 세르게이 레즈네프는 CCTV 영상을 통해 개를 훔친 동양인 남녀의 차량이 검은색 '볼가'임을 확인했고, 이후 개주인인 동생과 함께 해당 차량을 찾기 위해 주변 지역을 샅샅이 뒤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레즈네프 형제는 범행에 사용된 차량이 지나가는 걸 우연히 목격하고는 추격전을 벌인 끝에 도둑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차량 안에서 20여개의 개목걸이와 피 묻은 칼, 밧줄, 각목 등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또 차량 안엔 도둑들이 훔친 것으로 보이는 개 1마리도 실려 있었다고 한다.

차에 타고 있던 북한 국적자 3명은 당초 "개목걸이를 수집할 뿐 훔치거나 죽인 적은 없다", "우리가 북한 사람이니까 개를 먹는다는 거냐"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 조사에서 여성이 결국 "돈벌이를 위해 개를 훔쳐다 고기를 팔았다"며 혐의를 인정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중개상을 통해 현지 북한식당이나 동양음식점에 개고기를 팔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개고기를 돼지나 닭 등 다른 고기로 속여 팔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이들 북한 국적자들이 체포된 날 모스크바주 뤼베르치 인근의 한 숲에서 동물을 불법 도축하는 데 사용돼온 것으로 보이는 오두막이 발견됨에 따라 범행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레즈네프는 현지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북한 국적자들의 차량에서 나온 개목걸이와 개의 사진을 '러시아판 페이스북' 브콘탁테(Vk.com)에 공개했으며, 그 결과 현재까지 모두 4명의 개 소유주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리아노보스티가 전했다. 레즈네프 형제가 잃어버린 개는 찾지 못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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