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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서 가장 오래된 '의례용 모형 목재 배' 나왔다

온전한 형태 방패 2점, 곡물 언급한 목간 1점 등도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9-04-02 10:27 송고
월성 해자 출토 배 모양 목제품.( 문화재청 제공)
월성 해자 출토 배 모양 목제품.( 문화재청 제공)

경주 월성에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의례용 배 모양 목제품'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정밀발굴조사 중 해자 내부에서 의례에 사용된 가장 이른 시기의 축소 모형(미니어처) 목재 배 1점과 4~5세기에 제작된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 2점, 소규모 부대 지휘관 또는 군을 다스리는 지방관인 당주(幢主)와 곡물이 언급된 문서 목간 1점 등을 발굴했다고 2일 밝혔다.
해자(垓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물도랑 또는 못으로, 월성 해자는 삼국통일 이전의 수혈해자(4~7세기)에서 통일 이후 석축해자(8세기 전후)로 변화했다.

이번에 발굴된 축소 모형 목재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크기는 약40cm이다.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배와 같이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가 분명하게 표현된 준구조선(통나무배에서 구조선으로 발전하는 중간단계의 선박 형태)이다.

일본에서는 축소 모형 배가 500여점 출토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번에 출토된 월성의 모형 배는 일본의 시즈오카현 야마노하나 유적에서 나온 고분시대 중기(5세기)의 모형 배와 선수·선미의 표현방식, 현측판(상부 구조물이 연결되는 부분)의 표현 방법 등이 매우 유사하다.
방패는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사례이며 가장 온전한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2점 모두 수혈해자의 최하층에서 출토됐으며 하나는 손잡이가 있고, 하나는 없는 형태이다. 크기는 각각 가로·세로가 14.4×73cm와 26.3×95.9cm이며 두께는 1cm와 1.2cm이다. 표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기하학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채색했다.

연구소 측은 "손잡이가 있는 방패는 340~419년, 손잡이가 없는 방패는 340~411년 정도로 연대가 측정된다"고 밝혔다.

월성 해자 출토 방패 모양 목제품(왼쪽: 손잡이 없는 것, 오른쪽: 손잡이 있는 것). 문화재청 제공
월성 해자 출토 방패 모양 목제품(왼쪽: 손잡이 없는 것, 오른쪽: 손잡이 있는 것). 문화재청 제공

목간은 3면 전체에 묵서가 확인되었는데 주로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당주가 보고하거나 보고받은 것이다.

6세기 금석문(국보 제198호 '단양 신라 적성비')에 나오는 지방관의 명칭인 당주가 목간에서 등장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 벼, 조, 피, 콩 등의 곡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그 부피를 일(壹), 삼(參), 팔(捌)과 같은 갖은자(같은 뜻을 가진 한자보다 획이 많은 글자로 금액이나 숫자 변경을 막기 위해 사용)로 표현했다.

해자 내부에서는 이 밖에도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호안(護岸) 목재 구조물과 다양한 유물들이 확인됐다.

목재 구조물은 수혈해자 바닥을 파서 1.5m 간격으로 나무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는 판재로 연결했다. 최대 높이 3m인 나무기둥과 최대 7단의 판재가 남아 있어 대규모 토목 공사가 삼국통일 이전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해자 내부 흙을 1㎜이하의 고운 체질로 걸러 총 63종의 신라의 씨앗과 열매도 확보했다. 또 해자 내부에서 확인된 6개월 전후의 어린 멧돼지뼈 26개체는 신라인들이 어린개체를 식용 혹은 의례용으로 선호했던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삼국 시대 신라 왕경에서 최초로 확인됐던 곰뼈는 현재까지 15점(최소 3개체)이 나왔는데 앞발과 발꿈치 등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이밖에도 2~3세기부터 분묘 유적에서 다수 출토되는 수정(水晶)도 가공되지 않은 원석상태로 출토했고 석축해자의 바닥 지점에서는 단조철부(쇠도끼) 36점을 발견했다.

방패와 목재 배 등 이번에 공개되는 유물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월성의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들은 오는 5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에서 열리는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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