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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주고 버텨주고 연계해주고…확실한 타깃맨이 된 황의조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3-28 10:23 송고
황의조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황의조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2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로 마무리 된 벤투호의 3월 A매치는 여러모로 소득이 많았다. 지난 22일 울산에서 볼리비아를 1-0으로 꺾은 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에 빛나는 강호 콜롬비아마저 2-1로 잡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새로운 조합을 실험하면서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

전체적인 스포트라이트는 최전방으로 전진배치 된 손흥민에게 맞춰졌다. 2경기에서 모두 투톱으로 출전한 손흥민은 콜롬비아전 선제골로 A매치 9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면서 '활용법'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찾았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그 다음으로 시선이 향한 곳은 뒤를 받치는 2선의 지원이었다.
부상에서 회복해 1년 만에 복귀전을 소화한 권창훈, 볼리비아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베테랑 이청용, 콜롬비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이재성 그리고 벤투호의 확실한 지휘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황인범 등이 제 몫을 톡톡히 했고 수비형MF로 나선 주세종과 정우영도 큰 무리 없었다. 수비라인의 기둥임일 재확인 한 김민재, 세계적인 스타들의 슈팅을 무력화 시킨 조현우 골키퍼 등 칭찬할 선수들이 많다.

워낙 비춰볼 곳이 많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덜 향했으나 칭찬 행렬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가 바로 황의조다. 황의조는 볼리비아전 때 후반 18분 지동원을 대신해 투입돼 손흥민과 투톱으로 나섰고, 콜롬비아전에서는 선발로 출격해 82분을 소화했다. 2경기에서 황의조가 직접 올린 득점은 없었다. 그러나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활약상은 만족스러웠다는 평이 많다.

무엇보다 팀의 포메이션이 달라지면서 역할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찾아왔는데 잘 소화했다. 투톱 파트너가 된 손흥민과의 호흡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게 역력했는데, 자신이 좀 더 궂은일을 맡으면서 손흥민이 보다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황의조는 한국 축구가 목말라 했던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김학범 감독의 소신으로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기대 이상의 결정력을 자랑하면서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그리고 당시의 활약을 눈여겨 본 벤투 감독은 그를 A대표팀으로 호출했고 황의조는 벤투호 입성 후 3번째 경기였던 강호 우루과이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것을 비롯해 호주전, 우즈벡전 등에서 거푸 골맛을 보면서 입지를 굳혔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의 선취득점에 기뻐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의 선취득점에 기뻐하고 있다. 2019.3.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골잡이 출신의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지난해 말 "황의조는 황선홍 감독과 비슷한 유형의 스트라이커"라고 소개한 뒤 "황의조는 꾸준하게 잘 성장한 케이스다. 어느 위치에서든 슈팅을 구사할 수 있는데,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칭찬한 바 있다. 최 감독의 표현처럼 슈팅 구사력은 국내 톱이다. 그러나 욕심이나 책임감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이번 2연전에서 황의조는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했다. 특히 콜롬비아전에서 그 모습이 잘 드러났다. 황의조는 다빈손 산체스(토트넘)를 비롯해 콜롬비아의 체격 좋은 센터백들과 경기 내내 몸싸움을 펼치며 포스트에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다. 그가 일부러 싸움을 붙인다는 인상도 있었을 정도다.

황의조가 포스트 플레이를 피하지 않으면서, 박스 안에서 타깃 역할을 맡으면서 파트너 손흥민은 물론 2선 공격 자원들도 공간을 만들기가 수월했다. 수비수와 싸워야할 때는 싸웠고, 힘으로 버티면서 자리를 마련해야할 때는 버텨줬으며 그것을 통해 연계 플레이에 일조했다.

물론 찾아온 결정적 찬스 2~3차례를 놓친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득점이기에 무산된 기회는 스스로 되돌려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득점이 아니더라도 칭찬할 대목이 적잖다. 벤투호의 확실한 타깃맨은 자타공인 황의조다. 이제 황의조 없는 대표팀의 최전방은 허전함이 들 정도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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