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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반성 후 '손 톱' 다듬기, '결과' 내고 싶은 한국축구

벤투호, 22일 오후 8시 울산서 볼리비아와 평가전

(울산=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3-21 15:24 송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단이 1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단이 1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탈환을 선언했다가 8강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쳤던 '2019 UAE 아시안컵'이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사후분석에 들어갔다. 그리고 결과가 나온 후 약 한 달이 지난 2월27일 대회 결산 브리핑을 실시했다.

큰 골격에서 2가지가 주목할 내용이었다. 하나는 △ 높은 볼 점유율에 비해 결정력(슈팅 당 득점률, 크로스 성공률 등)이 떨어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 주요 선수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반성이었다.
당시 김판곤 위원장은 "기술통계를 통해 보면 대표팀의 볼 소유 시간, 패스의 숫자. 공격 진영에서의 패스 수와 성공률, (유효)슈팅, 크로스 숫자에서는 상대국보다 높았다. 하지만 슈팅 당 득점률, 크로스 성공률은 대회 참가 팀 중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고 짚었다. 효율성에서 이기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전력강회위원회와 감독의 리포트에서도 손흥민의 슈팅, 침투 등 장점이 살아나지 못했다고 지적됐다"면서 "어떤 요인인지는 모르지만 소속팀(토트넘)에서의 모습과 달랐다. 도와줘야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로부터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 축구대표팀이 다시 항해를 앞두고 있다. 아직 뚜껑이 열리기 전이라 짐작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지만, 당시 아시안컵 결산 브리핑에서 짚었던 반성 내용을 수정해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읽히고 있다. 그저 '좋은 내용'에 그치지 않고 '결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 에이스 손흥민을 보다 높이 올리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구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아시안컵 이후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는 기점 같은 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경기를 이틀 앞둔 지난 20일 오후 파주NFC.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기온은 떨어졌으나 훈련장 분위기 그리고 취재진들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손흥민이 조끼조의 최전방에서 지동원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가감 없이 보여 진 까닭이다. 실질적인 공개 시간은 10분가량 밖에는 되지 않았으나 대표팀 안팎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할 때 소집 후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훈련하고 있었다.

벤투 감독뿐만 아니라 근래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감독들은 늘 '손흥민 활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그 저울질은 대부분 '손흥민이 잘하는 것'과 '팀이 취약한 것' 사이를 오갔다. 벤투 감독이 지난 아시안컵 때 손흥민을 공격형MF로 기용한 것이 대표적인 후자에 가깝다. 믿고 있던 남태희가 대회 직전 부상을 당해 플랜A가 깨지자 벤투는 손흥민을 2선의 첨병으로 기용한 바 있다.

손흥민 전진배치는 '그가 잘하는 것'으로의 회귀다. 김판곤 위원장은 아시안컵 결산 브리핑 때 "손흥민의 장점은 슈팅과 침투"라고 짚었다. 그런데 대표팀에서는 그 장점이 발휘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전진배치를 택한 모양새다.

왼발잡이 테크니션 권창훈이 되돌아온 것을 비롯해 이재성, 이승우, 백승호, 나상호, 이청용, 이강인 등 각자 장점이 많은 2선 자원들이 가세하면서 이들에게 2선을 맡기고 손흥민을 전방으로 올리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읽힌다. 만약 2선 조합이 흡족함을 줄 수 있다면, 손흥민은 전방에서 수비에 대한 부담을 줄인 채 스스로도 자신 있어 하는 돌파와 슈팅에 주력할 수 있다.

굳이 '트릭'을 쓸 이유가 없는 평가전이고 훈련을 진행한 시점이 겨우 경기 이틀 전이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손흥민의 '톱' 기용은 경기에서 구현될 공산이 크다. 보기만 좋은 축구에 그치지 않고 결과물(골)을 낼 수 있는 축구를 구사해야한다는 내부 반성에서 나온 '손 톱' 다듬기라 귀추가 더 주목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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