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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 아니다"…현대 에이치닥 'ICO실태조사'에 반박

에이치닥 "국내 금지로 해외갔을뿐"…금감원 "대부분이라 했을뿐"

(서울=뉴스1) 박병진 인턴기자 | 2019-03-13 17:38 송고 | 2019-03-13 18:24 최종수정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부영 에이치닥테크놀로지 겸 현대페이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암호화폐공개(ICO)를 마친 기업을 페이퍼 컴퍼니로 몰아세운 정부의 'ICO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에이치닥테크놀로지가 반박하고 나서며 금지 일변도 정책에 무용론이 다시 일고 있다. 에이치닥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이 설립한 범현대가 계열사다.

윤부영 에이치닥 대표는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감독원은 사실상 회사 기밀을 전부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며 "기업비밀은 제외하다보니 쓸 수 있는 게 거의 없었고, 간단한 회사소개만 작성해 제출했는데 추가 조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ICO를 진행한 국내 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및 홈페이지 참고 방식으로 ICO 실태조사를 하고, 지난 1월31일 'ICO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이 조사는 답변 의무가 없어 22개사 중 9개사가 회신을 거부했고, 나머지 회사도 일부 문항에만 응답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윤 대표의 발언으로 조사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업계의 기존 관측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정부가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 ICO를 진행한 기업을 페이퍼 컴퍼니로 몰아세운 것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윤 대표는 "국내에서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스위스 주크에 회사를 세웠으며, 현지에서 디앱(DApp·분산형 애플리케이션) 파트너를 발굴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현지 상주하는 직원이 있고 정대선 대표도 자주 방문하는데 우리는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태조사 결과에서 정부는 "국내 기업은 ICO 금지방침을 우회해 싱가포르 등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형식만 해외ICO 구조로 대부분 진행했다"며 조사대상 기업을 페이퍼 컴퍼니로 깎아내리고, 모든 형태의 ICO 금지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수백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음에도 공개된 자료도 없으며, 금융당국의 확인 요청에도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며 불성실성을 지적한 것도 모순으로 지적한다. 이날 윤 대표는 "금감원에 문의했더니 기업비밀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안써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답변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해놓고 답변을 거부했다고 발표하는 것은 왜곡이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태조사에는 대부분이라고 쓰여있을 뿐 ICO를 한 모든 회사가 페이퍼 컴퍼니라고 명시돼 있지 않다"라며 "조사한 곳 중에서는 대부분이 페이퍼 컴퍼니인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ICO 전수조사를 할 순 없다"며 "점검 대상을 공개한 것도 아니기에 특정 회사가 억울해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업계는 정부가 기업의 사기를 꺾는 '무조건 금지' 방침에서 벗어나 준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고 아우성이다.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놓고 국내 대기업과 협업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없어 아쉽다고 얘기한 지도 벌써 여러번"이라며 "페이퍼 컴퍼니로 몰아가고 싶은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일갈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업계 관계자도 "암호화폐를 아예 없앨 수 있으면 모를까, 이미 있는 걸 없는 걸 취급한다고 사고가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지금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고 방치해 온 결과 투기, 사기 행위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잘 막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pb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