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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황품' 하도권 "서울대 성악과→연기, 고민 많았지만 100% 확신"(종합)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19-03-05 15:20 송고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SBS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 황실 경호대장이자 황제의 최측근인 추기정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가 있다. 바로 하도권(42)이다. 황제 이혁(신성록 분)를 향한 올곧은 충성심을 가진 경호대장으로 등장, 천우빈(최진혁 분)에 의해 경호대장 자리를 빼앗기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듯했으나 다시 살아 돌아와 극적 반전을 더한 중요한 역할을 강렬하게 소화해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하도권은 브라운관에서는 아직 생소한 배우이지만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한 배우이다. 그는 서울대 성악과를 나와 1994년 뮤지컬 '미녀와 야수'를 시작으로 오페라 '토스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 '햄릿 월드버전' '아가씨와 건달들' 등 각종 공연은 물론 일본에서 3년간 극단 생활도 하며 무대에서 관객과 만났다. 
그러나 그는 다소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2016년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시작으로 자신의 무대를 옮긴 것이다. 고민도 많았던 선택 속에서 하도권은 연기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과감하게 길을 틀었고, 이제 막 배우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와 '황후의 품격'에 연이어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그는 "연기에 100% 확신이 있다. 이제 한 발, 한 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나아가 올해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꾸준히 얼굴을 비추겠다며 확고한 다짐을 밝혔다.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다음은 하도권과 일문일답.

-'황후의 품격'에서 추기정 경호대장을 맡아 의외의 임팩트를 남겼다.
▶오디션을 보고 경호대장 역에 캐스팅됐다. 처음 생각한 경호대장은 눈치가 빠르고 자기 이익을 챙기는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굉장히 충직하고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하더라. 그런 이미지에 대해 많이 준비하고 고민했다. 수염을 기르는 게 어떨까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흔쾌히 좋다고 해서 수염을 길렀고, 헤어스타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액션 신도 많았는데 원래 운동을 꾸준히 해왔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대역 없이 추격신을 다 진행했는데 위험한 부분을 인지하고 연기에 임했고, 그런 상황을 더 즐겼다.

-이혁에게 버림받고, 죽은 줄 알았는데 다시 살아 돌아왔다. 원래 알고 있었나.

▶재등장은 전혀 몰랐다. 깜짝 놀랐다. 연출부에서도 몰랐다고 하더라. 아마 작가님이 비밀로 한 것 같다. 다들 완전히 끝난 줄 알고 있어서, 촬영 끝나고 주동민 감독님께서 수고하셨다고 인사도 했다. 동료들과 함께 박수도 치는 분위기였는데. (웃음) 갑자기 연락이 와서 ‘대장님 부활하셨다’고 하더라. 가족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스케줄을 조정했다.

-재등장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극에 돌아오는 만큼 고민도 컸을 것 같다.

▶맞다. 어떤 모습으로 등장해야 할지 캐릭터적으로 정말 고민이 많았다. 파격적인 이미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신)성록이와 얘기를 많이 나눴고, 몸을 사리지 말자고 생각이 들더라.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자는 생각에 삭발을 택했고, 주저 없이 밀었다. 현장에 가니 감독님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더라.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이혁에게 주사를 맞고 죽으라고 하는 장면에서 정말 힘을 많이 줬다. 10부에서 하차하는 게 너무 아쉬웠다. 그때는 재등장하는지도 몰랐으니까 이 신에 모든 걸 담고자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여러 감정을 다 섞어 보려고 했고, 진짜로 연기해보자고 생각했다. 나중에 모니터링하면서 너무 못생기게 나왔나 싶을 정도였다. (웃음) 그래도 진심이 전달되는 것 같아서 만족한다.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지난해 출연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와 '황후의 품격' 모두 높은 시청률을 얻었고, 특히 '황후의 품격'은 화제성까지 얻었다.

▶'황후의 품격'은 초반에 고생하고 힘든 장면이 정말 많았는데 시청률로 보상을 받아 다들 위안을 받고 더 힘낼 수 있었다. 시청자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걸 확인하니 좋았다. 촬영장에서 다들 파이팅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작품에 내가 출연했다는 것도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 힘이 아닌 걸 알아서 더욱 감사한 일이다.

-원래 서울대 성악과 출신으로 1994년부터 오페라와 뮤지컬 등에서 활발히 활동했더라.

▶고등학생 때 노래를 좋아했는데 당시에는 운동선수가 꿈이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노래하는 걸 듣고 성악을 꼭 시켜야 한다고 하더라. 부모님도 운동보다는 음악이 좋다고 생각하셔서 성악과에 진학하게 됐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오페라와 뮤지컬을 했고,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관객들과 호흡하고, 내 호흡을 따라와 주는 그런 순간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이 있었다. 

-그런 무대를 버리고 과감하게 연기자의 길을 택했다.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나.

▶무대가 너무 좋았는데 이걸 내 눈으로 볼 수 없는 게 아쉬웠다. 그리고 성악할 때는 언어 때문에 한계가 있었고, 뮤지컬은 행복하지만 음악이라는 부분이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제가 인물이 돼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게 정말 좋더라. 물론 고민도 엄청 많았다. 가족이 있는 가장이라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는데 내 도전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이 희생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살아오면서 내가 도전할 때 주어진 결과들이 자신감을 줬고, 가족을 책임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어서 도전했다.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배우 하도권 © News1 박정호 기자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배역도 작아졌다. 무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나.

▶처음에는 TV에 나오는 게 그냥 마냥 좋았고, 신기하고 그랬다. 그리고 이 일 자체가 정말 신나고, 솔직히 너무 재밌다. 그래서 그런 마음보다는 이제는 좀 더 냉정하게 연기와 전체적인 모습을 모니터링하려고 한다. 무대 역시 당분간은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고, 100% 확신이 있다.
       
-앞으로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꾸준하게 좋은 모습으로 시청자 분들과 만나고 싶다. 좋은 모습으로 믿을 수 있는 배우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지난해와 같은 복을 또 누리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들에게도 배우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고, 또 아이들이 커서도 계속 내가 연기하고 있으면 좋겠다. 이제 한 발 한 발 천천히 나아가고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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